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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하이트·동양 아이스·진로 카스/맥주 3인방 대회전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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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하이트·동양 아이스·진로 카스/맥주 3인방 대회전 임박

입력
1994.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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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카스」 진출 앞두고 긴장감/하이트/지난해 10대 히트상품 “선풍적 인기”/발매 보름만에 40만상자 판매 기록/아이스/카스/대학생층 겨냥… 올 점유율 10%목표 「하이트」돌풍을 잠재우기 위해 등장한 「아이스」. OB와 조선 사이에 가열되고 있는 맥주전쟁을 3파전의 양상으로 이끌어 가려하는 「카스」--.

 맥주업계가 곧 닥쳐올 3자 대회전을 앞두고 요즘 긴장감을 더해가고 있다. 기존의 판도를 유지하려는 동양맥주(OB)와 「하이트」돌풍을 무기로 세력을 재편하려는 조선맥주(크라운)간의 신경전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는데다 진로가 오는 5월부터 「카스(CASS)」라는 이름으로 맥주시장에 신규 참여할 예정이어서 국내 맥주회사들의 치열한 시장쟁탈전이 예상된다. 더구나 이들 새 맥주가 모두 비열처리 또는 저온공정을 거친 이른바 「제3세대 맥주」들이어서 맥주시장에 「저온 열풍」이 드셀 전망이다.

 이번 맥주전쟁에 먼저 불을 댕긴 쪽은 역시 도전자인 조선맥주.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맥주하면 OB」로 통할만큼 동양맥주의 아성은 두터웠다. 「거대 동양(OB)에 약소 조선(크라운)」의 시장구도가 확고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조선맥주가 「하이트」라는 이름의 야심작을 내놓으면서 사정은 조금 달라졌다. 「하이트」는 지난해 10대 히트상품에 꼽힐만큼 선풍을 일으켰고, 조선맥주 스스로 「조선」이나 「크라운」을 버리고 싶은 이름으로 여길만큼 이미지 제고에 톡톡한 효자노릇을 했다.

 「하이트」의 성공에는 「좋은 물」을 광고주제로 잡은 전략이 주효했다. 「지하 150의 100% 천연 암반수」라는 광고문구는 「물」에 대한 불신이 높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고, 약간 고소한 듯한 맛이 기존의 맥주와는 다르다는 인식을 심어줬다.「하이트」는 실제로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10월 5.1%에서 지난 2월에는 14%로 높아졌다.

 동양맥주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것이다. 동양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듯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올들어 드디어 응전의 칼을 뽑아들었다. 동양은 조선이 「하이트」광고에서 물이 맥주의 맛을 결정하는 절대기준인양 선전하면서 타사제품과 부당하게 비교하고 있다며 지난 2월초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또 조선맥주 건설담당이사 출신인 서모씨의 제보를 근거로 「하이트」광고가 왜곡, 과장된것이라며 공정위에 조사를 의뢰했다. 암반에 구멍을 뚫는 기술이 완벽하지 못할 경우 농약등에 오염된 지표수가 스며드는 통로가 될수도 있다는 「루머」도 돌아다니고 있다.

 동양은 이와는 별도로 이달초 「아이스」라는 새상품을 내놓고 「하이트」바람을 잠재우겠다고 벼르고 있다. 「아이스」는 빙점여과방식으로 만든 「첨단 맥주」로 지난해부터 캐나다와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동양측은 설명하고 있다. 맥주숙성시 영하의 냉각탱크속에서 형성된 얼음조각이 맥주의 탄닌성분을 제거해 주기 때문에 맛이 부드럽고 풍부하다는 것이다. 「아이스」는 발매 보름만에 40만상자(상자당 5백㎖ 20병들이)판매의 기록을 냈다.

 동양측은 한편으로 「하이트」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진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동양과 조선의 시장점유율 변화를 의미하는것은 아니라며 「하이트」의 성공이 과대포장되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하이트」가 조선맥주 자체의 시장을 대체했을 뿐 동양의 시장을 잠식하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동양 조선 양사의 광고전도 뜨겁다. 동양은 「하이트」의 기세를 꺾겠다는 기치아래 올해 「아이스」 광고비만 2백억원을 책정하고 있고, 조선도 「좋은 물」을 주제로 한 광고전략이 성공했다고 판단, 올해 「하이트」광고비를 1백억원으로 늘려잡고 있다.

 한편 5월부터 맥주시장에 처음 뛰어드는 진로쿠어스맥주(주)가 기존의 맥주시장을 얼마나 잠식할지도 관심거리다. 진로는 새 맥주의 이름을 「카스」로 정하고 이미 지난 17일 청원공장의 시험가동에 들어갔다.

 진로측은 「카스」는 최첨단 공법인 오존처리법과 마이크로세라믹 여과공정으로 양조용수를 처리, 다른 냄새가 전혀 없고 맛이 부드럽다고 설명하고 있다. 진로는 「카스」의  주요 소비계층을 대학생층으로 보고 이들에 대한 집중 공략을 편다는 전략인데 올해 시장점유 목표를 10%로 잡고 있다.

 동양의 수성이냐, 조선·진로의 탈환이냐, 결정은 소비자들의 입맛이 해줄것이다.【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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