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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출발때 서설” 따뜻한 재회악수/김 대통령 방일첫날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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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출발때 서설” 따뜻한 재회악수/김 대통령 방일첫날 이모저모

입력
1994.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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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정상 75분간 북핵 등 현안 집중논의/왕궁만찬 「고향의봄」「사쿠라」 교대연주▷정상회담◁

 김영삼대통령은 24일 하오 일본 방문 첫날 도쿄에 있는 영빈관에서 호소카와 모리히로(세천호희) 일본총리와 1차 단독정상회담을 갖고 북한핵문제와 양국간 우호관계 증진방안을 1시간 15분동안 집중 논의.

 김대통령은 이날 부인 손명순여사와 함께 회담시작 5분전에 회담장인 영빈관에 도착, 입구에서 먼저 도착해 있던 호소카와 총리내외를 만나 『다시만나 반갑습니다』 『오시느라고 수고하셨습니다』라며 반갑게 인사를 교환한 뒤 기념촬영.

 이 과정에서 설 자리를 안내하는 의전관계자들이 없어 다소 혼동이 있자 김대통령은 손여사에게는 호소카와 총리옆에, 가요코여사에게는 자신의 옆에 서라고 자리를 배치해 잠시 웃음.

 본격 회담에 들어가기 앞서 김대통령과 호소카와 총리는 날씨 등을 화제로 잠시 환담했는데 김대통령은 『서울에서는 출발전 눈이 내렸다』면서 「서설」이었다고 소개.

 두 정상은 이어 양국에서 진행중인 개혁작업, 특히 정치개혁법의 실천의지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최대 관심사인 북한핵문제해결을 위한 공동보조방안과 과거사정리문제, 사할린동포귀환, 군대위안부 후속조치, 인적문화교류확대 등 양국간 현안을 진지하게 논의.

 김대통령의 숙소이자 이날 1차 정상회담이 열린 영빈관은 원래 무사계급인 기주가의 집이었으나 1872년 왕실에 헌납돼 적파리궁으로 명명됐고 현재의 건물은 1909년에 완공된 연건평 4천6백여평의 철골석조로 장엄한 유럽풍 궁전이며 74년부터 영빈관으로 사용중.

▷왕궁만찬◁

 김대통령내외를 위해 이날저녁 왕궁 「호메이덴」연회장에서 아키히토 일왕내외 주최로 열린 만찬은 김대통령내외와 일왕내외의 양측 참석자 접견, 만찬, 일왕 만찬사 및 김대통령 답사, 민속공연관람등의 순서로 3시간동안 진행.

 김대통령내외와 일왕내외는 참석자들이 기립박수를 보내는 가운데 만찬장으로 나란히 이동, 실내악의 연주속에서 함께 만찬.

 일왕은 만찬사에서 『귀국은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서 사람들의 교류는 역사책에 밝혀지기 이전의 먼 옛날부터 이루어져 왔다』고 양국간의 오랜 역사적 관계를 상기한뒤 과거사에 대한 반성발언을 시작.

 김대통령은 답사에서 『금세기가 끝나기 전에 양국은 양국관계를 튼튼한 반석위에 올려놓아야 한다』며 『서로 돕고 의지하는 자랑스런 이웃관계의 유산을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지혜를 짜고 힘을 모아 나가자』고 역설.

 이날 왕궁만찬의 주메뉴는 양식으로 만찬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 동요인 「고향의 봄」과 일본 동요 「사쿠라」등 양국 국민들의 귀에 익은 노래들이 교대로 연주됐다.

▷공식환영식◁

 김대통령을 위한 공식환영식은 이날 하오 2시부터 숙소인 영빈관 정원에서 15분간 거행.

 김대통령내외는 영빈관 2층 숙소에 여장을 풀고 휴식을 취하다 하오 2시정각 1층 현관홀로 내려와 왕궁에서 승용차편으로 약간 늦게 도착한 아키히토(명인)일왕내외와 인사를 교환.

 김대통령은 먼저 아키히토일왕과 악수하며 『반갑습니다』라고 말했고 아키히토일왕도 손을 잡으며 『만나뵙게돼 반갑습니다』라고 인사.

 이어 김대통령과 미치코(미지자)왕비, 손명순여사와 아키히토일왕, 손여사와 미치코왕비 순으로 반갑게 악수.

 김대통령내외와 아키히토일왕내외는 인사를 마친뒤 팡파레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현관밖 테라스로 나와 붉은색 카펫위에 나란히 서서 애국가와 일본국가 「기미가요」를 부동자세로 경청.

 김대통령내외가 일측 환영인사들과 인사를 나누는동안 아키히토일왕내외와 나루히토왕세자내외도 계속 뒤편에서 따라오며 일측 인사들과 목례로 인사.

 이날 공식환영식에는 교민환영단 2백여명도 참석, 태극기와 일장기를 함께 흔들며 김대통령 내외를 환영.

 공식환영식이 끝난뒤 김대통령내외의 아키히토일왕내외 예방을 위해 김대통령과 아키히토일왕, 손여사와 미치코왕비가 각각 같은 승용차에 동승해 궁성으로 향발.

▷교민리셉션◁

 궁성에서 일왕내외를 예방한 김대통령내외는 뉴오타니호텔로 이동, 츠루노마실에서 열린 교민리셉션에 참석.

 김대통령내외는 이날 하오 3시30분 공로명 주일대사, 정해롱민단중앙본부단장, 신용상민단의장, 김창휘민단감찰위원장 등 민단간부들의 안내로 1천여 교민들의 뜨거운 박수와 실내악단의 「선구자」연주가 은은히 울려퍼지는 가운데 리셉션장에 입장.

 김대통령은 격려사에서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하게 됐다』면서 『작년에 APEC 정상회담에 참석하고 한미정상회담을 가졌는데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과거와는 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감회를 피력.

 이날 교민리셉션에는 민단간부들과 신현확 한일협력위원회위원장, 이승윤 한일협력위사무총장, 김수한 한일친선협회회장, 정석모 한일친선협회부회장, 도예가 심수관씨등이 참석.

▷도쿄도착◁

 이에앞서 김대통령내외는 서울 공항을 출발한 지 2시간 반만인 이날 상오 11시30분 동경 하네다(우전) 국제공항에 도착해 2박3일간의 일본공식방문 일정에 돌입.

 김대통령은 공항에서 와타나베(도변)일의전장과 공로명주일대사의 기상영접을 받고 특별기 문으로 나와 환영나온 교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답례.

 공항에는 교민 2백여명이 나와 태극기와 일장기를 흔들며 김대통령 내외를 맞이했는데 교민들은 김대통령이 다가서자 『대한민국 만세』 『잘 오셨습니다』등을 연발하며 환호.

 일본측은 이날 공항에서 김대통령이 트랩을 내려오는 동안 21발의 예포를 발사해 국빈방문을 축하.

 김대통령 일행의 차량행렬이 숙소로 이동하는 동안 일본측은 공항에서 영빈관에 이르는 도시고속도로의 교통을 전면통제하고 곳곳에 경찰을 배치해 삼엄한 경호 경비를 펼쳤는데 길가 건물에서는 시민들이 일손을 놓고 김대통령 일행을 내다보는 모습이 눈에 뛰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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