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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무통일위서 다시본 북측 폭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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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무통일위서 다시본 북측 폭언내용

입력
1994.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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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TR시청 15분… 경악·분노·탄식·착잡/“팀훈련으로 핵전쟁 연습 남서 실무접촉 장애… 책임져라 서울 불바다… 송선생 살아남지 못해”/대표들 고성­말싸움­아수라장 「경악, 분노, 우려, 그리고 탄식…」23일 국회 외무통일위원회는 이런 분위기속에서 시작됐다.회의시작전 공개된 지난 19일의 판문점 남북실무접촉 주요장면때문이었다. VTR상영시간은 모두 15분여. 관객은 이영덕통일부총리 한승주외무장관등 정부측 참석자와 외통위소속 여야의원 보도진 국회·정부관계자등 1백여명이었다. 이만섭국회의장 이한동민자·김태식민주총무등의 모습도 보였다. 

 첫 장면은 우리측 송영대수석대표(통일원차관)의 기조연설. 송대표는 매우 비장한 어조로 먼저 『특사교환과 무관한 문제를 배제하고 절차문제 토의에만 힘을 쏟을 수 있도록 태도를 바꾸라』고 북측에 촉구했다. 계속해 『우리에게 허용된 시간은 많지 않으며 귀측 핵문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예측할 수 없다』는 발언이 이어졌다.

 다음은 북측 박영수단장의 차례. 그는 결연한 표정으로 지난 접촉에서 제기했던 김영삼대통령의 핵관련발언 취소등 우리측에 대한 4개항 요구를 재차 강조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실무접촉의 장애를 조성하고 있는데 대해 귀측이 응당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변했다. 그 다음은 문제의 「전쟁론」대목. 『팀스피리트 핵전쟁연습을 강행하고 패트리어트미사일을 비롯한 신형장비를 끌어들이고 그 무슨 제재를 운운하며 거기에 가담한다면 사태가 어떻게 벌어지겠냐 하는 것은 예측하기 어렵지 않다. 우리는 그 누구든지 조선반도에서 전쟁의 벌집을 터뜨리려는데 대해 절대로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대화에는 대화로, 전쟁에는 전쟁으로 대응할 만반의 준비가 돼있다』는 사실상의 협박이었다. 

 송대표는 이를받아 『박선생이 상대측 수석대표에게 감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에 가까운 표현을 사용한데 대해 엄중히 경고한다. 지난번 접촉때 「개소리」운운한데 이어 오늘 첫발언에서도 「궤변이다」 「정신못차리고 있다」 「도발적이다」 「반민족적 사대 매국적 행위다」는등의 표현을 썼다. 이것은 한마디로 망발이다. 초보적인 예의도 없다』고 쏘아붙였다. 송대표가 이어 최고당국자 비방중지등 3개항을 거듭 요구하자 북측 박단장은 오히려『제재에 동참하겠다고 하는 것은 명백히 대화포기선언이고 우리와의 전면대결선언이며 나아가서 전쟁선언이다』고 강짜를 부렸다. 그는 또 『불은 불로 다스리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전쟁을 바라지 않지만 그쪽이 전쟁을 강요하는데 대해서는 피할 생각은 없다. 우리도 거기에 대항할 준비가 돼있다』고 「협박전술」로 나왔다. 내친김에 『전쟁의 효과에 대해서 송선생측에서 심사숙고해야 한다. 여기서 서울이 멀지 않은데 전쟁이 일어나면 불바다가 되고 만다』며 위험수위를 거침없이 넘어섰다.

 이를 신호탄으로 남북수석대표들사이에 본격적인 말싸움이 시작됐다. 

 『송선생도 살아남기 어려울 게다』(박) 『아니 그걸 말이라고 하느냐. 우리가 가만 있을 것 같으냐』(송) 『그래서 심사숙고해야한다』(박) 『전쟁선언하는 거냐. 전쟁을 전쟁으로 대응한다고』(송) 『그렇다』(박) 『아니 회담하는 자리에 나와서 전쟁을 끌어들이는 이유가 뭐냐』(송) 『그쪽에서 전쟁선언을 했기 때문에 그런거다.(송대표가 제지하려들자) 가만히 있어, 좀 더 들어보라』(박) 『상황이 예전과 같지 않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우정어린 충고하나 하겠는데 귀측이 지금 판단을 잘해야 한다. 우리 같은 동족이』(송) 『(말을 가로막으며)걱정말라. 우리가 피해를 받으면 남쪽도 피해를 받게 마련이다』(박) 『회담을 깨러 왔느냐. 우리 최고당국자에 대해서 비난을 계속하면 우리도 신중히 대응을 검토하겠다는 것을 귀측 상부에 분명히 전해달라』(송) 『거 뭘중얼중얼거리는지 하나도 듣지 않았다』(박)

 VTR상영이 끝나고 꺼져있던 회의장의 불들이 일제히 밝혀졌지만 여야의원들과 정부관계자등 참석자들의 얼굴은 VTR방영 이전보다 더욱 어둡고 착잡해 보였다. 그리고 아무 말도 없었다.【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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