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러시아 꼬리무는 쿠데타음모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러시아 꼬리무는 쿠데타음모설

입력
1994.03.24 00:00
0 0

◎크렘린 부인불구 언론 배경·전망 보도경쟁/옐친 휴양-국방예산 군부반발등 불씨제공 모스크바의 쿠데타음모설이 좀체로 가라앉지 않고 있다.

 흑해의 휴양도시 소치에서 현재 휴가를 즐기고 있는 보리스 옐친대통령을 축출하려고 시도했다는 쿠데타설은 옵샤야 가제타지의 18일 첫보도 후 모스크바 외곽지역의 탱크이동목격설과 정부기관내 통신두절설이 잇달아 타전되면서 증폭됐다. 이같은 정황은 지난 91년 불발쿠데타와 지난해 10월사태 전야와 유사해 더욱 신빙성을 안겨주었다.

 특히 체르노미르딘총리가 옐친의 휴가지로 급히 떠났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쿠데타설은 「실제상황」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크렘린궁은 22일 대변인성명을 통해 옐친은 건강하며 쿠데타음모설은 정국을 혼란에 빠뜨리는 불순세력의 책동이라고 발표했다. 러시아검찰도 쿠데타음모설의 진상규명을 위해 이번 사태와 관련된 인물을 소환해 심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렘린의 이러한 진화노력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언론들은 23일에도 쿠데타음모설의 진상과 전망을 둘러싸고 열띤 보도경쟁을 벌이고 있다.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지가 입수한 비밀문서에 의하면 쿠데타 기도 인물은 소스코베츠제1부총리와 콜레스니코프총참모장, 리즈코프모스크바시장이다. 이들외에 슈메이코상원의장,폴토라닌전공보장관,미하일로프출판위원회의장등도 포함되어있으며 이들은 그라초프국방장관과 예린내무장관, 스테파신방첩국장등과 협의까지 했다는 것이다.

 이 비밀문서의 시나리오에 의하면 유리 스코코프전국가안보회의서기가 지난 10일 국영TV에 출연, 대통령이 심한 알코올중독증상과 허약해진 심신때문에 국가를 정상적으로 통치할 수 없다며 대통령권한을 체르노미르딘총리에게 일시적으로 이양한다고 발표하게 돼 있었다는 것이다.

 이후 하원인 국가두마의 지지를 얻어 3개월내 대통령선거를 실시한다는 비상조치를 취하면서 범죄와의 전쟁을 이유로 특정지역에 계엄령을 선포, 전권을 장악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계획은 국영TV 사장인 야코블레프전소련대통령고문의 방송거부로 실패했고 크렘린궁에 알려지는 바람에 관련인물들이 외국으로 일시 피신하는 사태가 벌어졌다는 것.

 이에 대해 소스코베츠제1부총리등 당사자들은 자신들을 중상모략하는 파렴치한 행위라며 쿠데타관련설을 극구 부인하고 있다.

 러시아언론들은 쿠데타음모설이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 갖가지 추측을 하고있다. 최근 국방예산을 둘러싸고 군부와 군수산업체가 강한 반발을 보였다는 점이 그중 하나다. 소스코베츠는 군수산업을 대표하고 콜레스니코프는 옐친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경우 국방장관감이어서 거사를 꾀할 만하다는 것이다. 또 그라초프국방장관등 옐친측근들의 최근행동에 석연치않은 점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옐친이 불편한 인물을 제거,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친위쿠데타를 꾸몄다는 추측도 있다.

 어쨌든 옐친이 끊이지 않는 쿠데타설을 진화하기 위해서는 경제위기의 극복과 민주체제 구축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