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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반도 위기론」 진화 부심/관리들 언론에 해명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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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반도 위기론」 진화 부심/관리들 언론에 해명발언

입력
1994.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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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조장” 오해소지 미리 차단/“「패」배치 예정된일·북한 이상징후 없다/핵문제 군사적 해결아닌 대화에 비중” 북한의 전쟁불사발언에 이어 나온 패트리어트미사일의 한국배치결정으로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조짐이 보이자 미관리들이 이제는 지나친 위기론을 불식시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클린턴행정부의 고위관리들은 거의 매일같이 텔레비전에 나와 최근의 한반도 정세를 설명하느라 분주하다. 그런데 이들은 두가지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해야하는 딜레마에 빠져있다. 그 하나는 『미국이 당근을 버리고 채찍을 택한것은 아니다』라는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렇지만 어떻게 해서라도 북한의 핵사찰은 받게 하고야 말겠다』는 것이다.

 미국관리들의 북핵관련 발언을 전하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중구난방으로 춤을 추는 이유도 바로 이 두가지 메시지를 중복해서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언론은 지난 22일 상오에 있은 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의 상원 외교위청문회에서의 발언과 같은 날 2시간 정도의 차이를 두고 린 데이비스국무차관보가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행한 발언을 함께 전했다. 미국이 아직도 외교를 통한 북핵해결에 우선순위를 두고있음을 전제로 한 이들 두 고위 관리의 발언요지가 미국 일부 언론에 각기 상반된것으로 보도됐다.

 이날 아침 화학무기금지협정에 관한 증언을 하기 위해 상원에 나온 크리스토퍼장관은 발언 첫머리에서 현재 국제문제에서 최대 관심사로 부각돼있는 북한핵문제에 간단히 언급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미국의 외교노력이 「중대기로」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일부 미국언론은 그의 발언을 「군사행동 가능성을 시사하는것」이라고 확대해석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국무부의 한 관리는 『크리스토퍼가 며칠전에는 북핵문제가 「난관」에 봉착해있다고 말했으나 이날은 의도적으로 「중대기로」라는 표현을 골라쓴것』이라고 전하고 『이는 북한이 이제는 진정한 선택을 해야할 시점에 이르렀음을 강조하기 위한것이지 무력사용과 같은 조치를 염두에 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클린턴행정부는 이처럼 북한에 대해 강력한 핵사찰의지를 전하고 싶어하면서도 자신들이 한반도에서 위기를 조장한다는 비난을 피하려고 애쓰고 있는것 같다.

 미국정부가 과도한 한반도 위기론을 해소시키려고 하는 노력은 이날 하오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도 감지됐다. 데니스 복스 국방부대변인은 이날 『한반도 상황이 위기는 아니다』라면서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배치도 당초부터 선박으로 운송하려던 계획을 이제 실행에 옮기는것일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군이 최근 연례 동계훈련을 실시중임을 확인한 뒤 『이같은 움직임은 통상적인것』이라며 아직까지는 북한군 내부의 동향에 별다른 이상징후가 없음을 강조했다.

 이같은 움직임에 반해 미국내 일부 강경론자들은 차제에 ▲주한미군의 증강배치 ▲항공모함 동해 파견 ▲전술핵의 재배치나 화학전 대비능력강화등 대북 강경책을 거론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군사조치로서는 검토가 가능하지만 미국이 대화를 통한 북한핵해결 원칙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은 현시점에서는 지극히 비현실적인 논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미국내의 온건론자들은 북한이 한국 미국등을 상대로 당분간 「말의 전쟁」을 계속하겠지만 결국은 또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게 될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호주출신의 핵전문가인 피터 헤이스씨도 북·미 관계가 향후 수주동안은 악화되겠지만 그후 냉각기를 거쳐 대화로 이어질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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