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써 이웃의 아픔 함께할터” 「제12회 신동엽 창작기금」의 수여자로 선정된 박영근씨(36)는 꾸준히 노동시를 써온 시인이다. 「취업공고판 앞에서」 「대열」등의 시집을 통해 노동현장의 모습을 형상화해온 그는 3번째 시집 「김미순전」(실천문학사간)으로 처음 문학상을 받는다. 더구나 신동엽 시인의 「너에게」를 외우며 시공부를 하던 그였기에 「신동엽 창작기금」의 의미는 남다르다.
『얼떨떨합니다. 더 좋은 글을 쓰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아직도 노동시를 쓰는가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저는 여전히 1천만명의 노동자가 노동을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지금도 꿈꾸는가 빗물에 젖는 공장 담벼락 패인 낙서 속 희미한 얼굴 …그 노래가 들리는가 제 가슴의 피와 땀을 퍼올리던 포크레인 …> (「그 눈동자」 중에서) 지금도 꿈꾸는가>
시집 「김미순전」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열악한 근무환경과 주위의 멸시에 대항해야 하는 노동자이다. 그는 자본주의의 풍요로움에서 비껴난 사람들의 소외감과 고달픔을 차분한 언어로 형상화하고 있다.
전주고 1학년 때 학교를 자퇴하고 한량 생활을 하던 문학청년은 우연히 선배의 소개로 노동자들과 만나면서 시인으로서 자기 자리를 찾아나갔다.
그는 『노동자가 주인공이 되는 시만 쓰겠다는 생각은 없다. 노동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는 시적 통찰력이 담긴, 예술적으로도 완성도 높은 시를 써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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