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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자유」에 대한 탐색/모든 관념에서 벗어나기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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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자유」에 대한 탐색/모든 관념에서 벗어나기 추구

입력
1994.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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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자를 읽고 있으면 마치 내가 깊은 산속 절간이나 한적한 호숫가의 낚시터에 앉아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그리고 처음에는 아등바등 겨우 꾸려나가고 있는 나의 일과 삶이 너무 덧없이 느껴져 기분이 나빠진다. 그러다가 차츰 장자의 상상력에 내가 빨려들어가고 마침내는 소소한 일상에서 해방되는 평온함과 여유를 맛본다. 「사기」에 의하면 장자는 몽땅에서 칠원리라는 벼슬을 지낸 량혜왕 제선왕시대의 사람으로 노자의 사상을 이어받은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었는데 초위왕이 그 명성을 듣고 재상으로 초빙하자 『내 차라리 진흙탕속에서 노닐며 혼자 쾌활할지언정 통치자에게 얽매이지 않겠다』며 벼슬을 거졀했다. 2천수백년전(기원전 370∼300년경)난세의 중국에서 살았던 장자의 난해한 글이 오늘의 우리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바로 이런 무한한 자유를 추구하는 자세 그것 때문이 아닐까.

 대부분의 고전이 다 그러하지만 우화로 이루어진 장자는 특히 많은 해석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장자가 당대의 사람들에게 전하고자한 메시지가 무엇이었으며 장자사상이 지닌 사회사상적 의미가 무엇인지는 장자를 대하는 사람에 따라 달리 생각하겠지만, 내가 만난 장자는 그 시대가 안긴 좌절 속에서 자유롭고자 발버둥친 한 지식인이었고 내가 이해한 장자의 글은 그 발버둥의 흔적이었다.

 맹자가 인간과 사회에 대한 굳은 신뢰로 무장하고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은데 비해 장자는 통일전쟁으로 치닫는 거대한 역사의 흐름 앞에서는 자신의 해박한 지식도 아무 쓸모가 없을 뿐 아니라 세상을 구제하겠다는 당시의 여러 사상도 혼란만 부채질할 뿐이라는 것을 깨닫고 궁극적인 자유의 경지를 홀로 찾아 나선다.

 하여튼 장자는 모든 현실적 제약, 모든 상식적 통념, 기존의 모든 사상으로부터 벗어난 절대적인 자유의 경지를 추구한다. 그리고 그 절대적인 자유의 경지에서 자신을 묶고 있는 모든 것을 상대화해 버린다. 상대화를 통한 자유의 추구는 장자의 아내가 죽었을때 장자가 노래를 불렀다는 이야기(『장자』 「외편」 지락)에서 극에 달한다. 여기서 장자는 삶과 죽음을 상대화하고 기쁨과 슬픔이라는 감정까지도 상대화하는 냉정함을 보인다.

 장자는 절대적 자유를 추구하지만 절대를 규정하지도, 절대의 이름으로 상대를 제약하지도 않는다. 장자는 모든 관념을 상대화시키면서 자신의 말까지도 상대화시켜 버린다. 그리고 절대의 세계는 미지수의 상상력에 맡겨 놓는다.

 장자를 읽으려는 사람은 양념으로 덧칠된 해설서를 읽지말고 장자의 원문(번역도 좋다)을 바로 접하라고 부탁하고 싶다. 장자의 생생한 글을 대하고 마음대로 상상의 날개를 펼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장자의 자유를 조금이라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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