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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회 백상예술대상 영광의 얼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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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회 백상예술대상 영광의 얼굴들

입력
1994.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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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영화·TV 3부문 10인 수상소감 올해로 30회를 맞은 백상예술대상(한국일보사·일간스포츠 주최)은 무대와 영상예술계의 역량있는 인재들을 발굴·육성하는 산실이란 점에서 예술계의 뜨거운 관심을 모아왔다. 특히 연기상을 비롯, 연출·감독상, 희곡·시나리오·극본상의 주인공이 누구인가에 매년 관심이 쏠렸었다. 지난18일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30회 백상예술대상시상식에서 영광을 차지한 얼굴들을 만나본다.

▷TV◁

○극본상 김정수/“상식 뛰어넘지 않으려 애썼어요”

 『꼭 한번 받고 싶은 상이었는데 이제야 꿈이 이뤄졌습니다』

 「엄마의 바다」를 쓴 작가 김정수씨(45)에게는 이번 상이 주는 의미가 남다르다. 「전원일기」작가가 아닌 일반 드라마작가로도 널리 인정을 받았다는 사실 때문이다. 

 89년의 「행복한 여자」에 이어 두번째 주말극인 「엄마의 바다」를 쓰면서 그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있을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더욱 상식을 뛰어넘지 않으려 애쓴게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주는 결과를 낳았다고 진단했다. 아쉬움이 있다면 남편을 잃은 후 자식들과 살아가기 위해 발버둥치는 여자의 한과 억척을 절절히 그려내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남자연기상 신구/“후배들에 미안… 귀감되게 노력”

 『나이가 들어서도 게으름 피우지 말고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라는 뜻으로 알고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지난해 1월 첫방송돼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KBS 1TV 「들국화」에서 젊었을때 씨름장사였을 정도로 이름을 날렸지만 나이들어 가난과 오기밖에 남지않은 아버지역을 맡았던 신구(58)는 거칠고 냉소적이지만 고독해보이는 내면의 원숙한 연기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백상예술대상 연기상은 지난 80, 81년에 이어 이번이 3번째. 그래서 후배들에게 돌아가야할 상을 받게된듯해 미안한 마음도 든다고 했다. 좌절속에서도 희망을 잃지않고 사는 가족을 그려 깊은 공감을 느꼈다고 했다.

○여자연기상 정혜선/“큰상받아 짐… 성실로 보답할터”

 이번 수상으로 백상예술대상에서만 모두 5번이나 연기상을 받은 정혜선(52)은 우리나라 TV드라마에서 개성 강한 어머니나 할머니역으론 그를 따를 연기자가 거의 없을 정도다. 「갈대」 「간난이」 「아들과 딸」 그리고 올해 MBC가 설날특집극으로 마련한 「어머니」에서도 그는 그만이 할 수 있는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아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33년동안 연기생활을 해오면서 잘했다고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는데 또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되니 오히려 무거운 짐으로 여겨집니다. 이에 보답하는 의미에서라도 더욱 성실히 하겠습니다.작품의 구성이 탄탄하고 전체적으로 깨끗한 느낌을 줘 이같은 영광을 안게 된것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연극◁

○남자연기상 오영수/“외침 내재된 작품 마음에 들어”

 「피고지고 피고지고」(국립극단)의 주인공 「국전」역으로 연극부분 남자연기상을 받은 오영수(50)는 68년 「동거인」으로 데뷔한 이래 26년 동안 연극배우만을 고집해온 베테랑 연기자이다.

 『「피고지고 피고지고」는 노인 셋이 보물을 도굴하기로 작정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인생의 마지막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가 철학적이지요. 오랜만에 나이에 걸맞는 역을 맡았다고 생각했는데 상까지 타게 돼 흐뭇합니다』라는 그는 『젊은 시절에는 「연극은 시대의 정신」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외침이 연극에 내재된 작품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여자연기상 이정희/“혼신 다할수 있는 역 다좋아요”

 연극부문 여자 연기상을 받은 이정희(47)는 『연극을 한다는 자체만으로도 좋았는데 뜻밖에 상까지 받게 되었다』고 기뻐했다.

 「사랑과 배신」(실험극장)의 여주인공 데오도라 역을 개성적으로 소화한 점을 높이 평가받은 그는 84년엔 「신의 아그네스」의 수녀원장역으로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여자연기상을 받은 바 있다.  

 『남편이 이중결혼을 했다는 것을 안 데오도라의 고통, 한 여인이 허물어져 가는 과정을 표현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혼신을 쏟을 수 있는 역이면 무슨 역이든 맡겠습니다』

○연출상 손진책/“남사당 통해 오늘의 예술 탐구”

 연극 연출상을 받은 손진책씨(47)는 한국의 토속적인 연극기법을 탐구해온 대표적인 연출가라고 말할 수 있다. 그는 86년 창단해서 대표를 맡고 있는 극단 미추가 공연한 「남사당의 하늘」로 연출부문에서 네번째 백상예술상을 받게 됐다.   

 『남사당의 6가지 기예를 실제로 익히면서 고생한 단원들에게 보답이 돼 기쁩니다. 남사당은 우리 공연예술의 모태입니다. 남사당을 통해 오늘날 예술이 어떻게 기능해야 하는가를 탐구하고 싶었습니다』

 서라벌예대 연극과를 졸업한 그는 74년 극단 민예극장의 「서울 말뚝이」를 연출하며 연출가로 발을 디뎠다.

○희곡상 김상렬/“연출자 발상으로 희곡 집필”

 『지난해에는 수준 높은 창작극이 많았는데 제가 상을 타게 된 것은 행운입니다. 좋은 작품을 쓰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로 희곡상을 받은 김상렬씨(53)는 뮤지컬과 일반극 어린이극등 다양한 분야의 희곡을 써왔다. 자신의 희곡을 직접 연출하는 연출가로서도 이름을 떨치고 있으며 「희미한…」을 공연한 극단 신시의 대표이기도 하다. 

 작가는 『연출자의 발상으로 희곡을 쓴다. 이 작품을 쓸 때는 상징과 압축에 승부를 걸었다. 연출할 때도 배우들에게 말하지 않는 부분에 신경을 쓰도록 당부했다』고 말한다.

▷영화◁

○감독상 강우석/“완성도 높은 작품 만들라는 격려”

 『오락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영화인으로서의 긍지를 갖게해 주었다는 점에서 특히 기쁩니다. 더욱 완성도 높은 오락영화를 만들라는 격려로 알고 분발하겠습니다』

 부조리경찰을 모델로 한 코미디영화 「투캅스」를 제작·감독, 감독상외에 작품상의 영광을 함께 안은 강우석감독(34)은 『수상은 상상도 못했다』며 『촬영에 도움을 준 경찰당국과 관계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투캅스」는 경찰의 부패상을 다룬 5·6공시대에는 엄두도 낼 수 없었던 영화. 문민시대임을 실감케해준 영화로 상영초기부터 화제를 모았다.

 성균관대 영문과를 나와 정진우 정인엽감독에게서 연출수업을 받은 그는 88년 로맨틱코미디 「달콤한 신부들」로 데뷔했다.

○시나리오상 김형준/“관객들의 취향을 가장 먼저 고려”

 두번째 시나리오인 「가슴달린 남자」로 시나리오상의 영광을 안은 김형준씨(34·현진영화사대표)는 영화계에서는 재능있는 영화사사장으로 알려져 있는 아마추어작가다. 제작할 영화의 시나리오를 찾기 위해 국내외 시나리오를 닥치는대로 읽다가 맘에 드는 작품이 없어 직접 쓴 것이 데뷔작인 「미스터 맘마」(강우석감독)이고 수상작인 「가슴…」은 두번째 작품이다.

 『경력·능력 모든면에서 부족한 제가 상을 받게돼 선배작가들에게 죄송합니다』

 시나리오를 쓸때 관객의 취향을 가장 먼저 고려한다는 그는 현재 사회적인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은행털이에 나선 세노인을 주인공으로 한 「행복한 하루」(가제)를 준비중이다.

○여자연기상 최진실/“이미지 변신… 연기 생활에 분수령”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에서 톱스타를 납치, 남성중심사회에 도전하는 극단적인 페미니스트 강민주역으로 여자연기상을 수상한 최진실(26)은 『인기상은 많이 받았지만 연기상은 처음』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 작품은 제 연기생활에 분수령이 되어주었습니다. 귀엽고 깜찍한 신데렐라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뿐 아니라 고대하던 연기상까지 받았으니까요』

 태국에서 CF촬영을 하다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둘러 귀국한 그는 「나는 소망한다…」가 극장흥행에 성공하지 못해 서운하지만 이번 수상을 계기로 완벽한 연기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CF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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