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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뒤르 내각 최대 위기/불 대규모시위 배경·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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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뒤르 내각 최대 위기/불 대규모시위 배경·파장

입력
1994.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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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실업 4년새 5배로 불만고조/지지율 급락… 내년대선 치명타 우려 17일의 대규모 시위로 발라뒤르총리의 우파정부가 사면초가에 몰리게 됐다. 국민과의 밀월관계도 완전히 끝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마르세유에서 발간되는 일간 르 프로벵칼지는 이날자 사설에서 『발라뒤르는 고독한 남자라는 인상을 준다. 사면초가다. 집권 이후 이같은 위기상황에 처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보수당 일각에서도 그가 내년 대통령선거에 후보로 나설수 있겠느냐며 불안해 하고 있다. 발라뒤르에 대한 지지율은 최근 집권 이후 처음으로 46%로 떨어졌다. 한달만에 10%가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말까지만 해도 그의 인기는 알랑쥐페외무장관이 『우상숭배』라고 지적할 정도였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을 유리하게 이끄는 등의 활약으로 좌우에서 모두 지지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제는 우파의 지지마저 상실할지 모른다.

 이번 시위는 젊은이들의 실업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3백30만명의 실업자 중 4분의 1이 25세미만의 젊은이로 네명에 한명꼴로 고등학교나 대학을 마쳐도 일자리가 없는 상태다. 지난 4년 사이에 젊은층의 실업자수는 5배나 늘었고 이들의 불만은 한계상황에 달했다.

 니콜라스 사르코지경제장관은 『75만명의 젊은이들이 일자리가 없다. 독일은 20명에 한명꼴인데 프랑스는 젊은이 4명에 한명꼴로 일자리가 없다. 기존의 모든 처방은 실패했다』고 획기적인 조치의 불가피성을 역설할 정도다.

 발라뒤르총리가 내놓은 해결책은 직업적응계약법(CIP). 이 법은 새로 채용되는 18∼26세의 젊은이들에게 기업이 직업훈련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현재 최저임금의 80%까지 주면 되도록 하고 있다. 발라뒤르총리는 이 법을 시행해 75만명에 이르는 젊은층의 실업률을 낮추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비판자들은 이 법이 1년이라는 시한을 두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70년 이후 정착돼온 최저임금제를 정면으로 위배하고 저임금을 합법화하는 악법이라며 맹렬히 비난해왔다. 정부입장에 동조해온 기업들마저 정부가 은행의 이자율 인하를 유도하고 기업이 부담하는 직원들의 사회복지비를 정부예산에서 충당하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발라뒤르 정부는 이 계획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달 값싼 수입품에 항의하는 어민들의 시위, 이에 앞서 파리에서 교사·학생 60여만명이 참여한 사립학교개혁안에 대한 항의사태, 에어프랑스 노조원들의 파업등 최근 몇달간의 집단행동에 줄곧 굴복했다는 인상을 주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오는 20일과 27일 열리는 지방의원선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현재 우파는 전국 95개 선거구에서 76곳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50%가 정부에 대한 불신을 표시했다.

 내년 5월에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 자크 시락전파리시장(드골파 지도자)에게 밀리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분석도 나오고 있다.【이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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