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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마저 짓밟은 “상춘식 소왕국”/끝없는 비리온상 상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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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마저 짓밟은 “상춘식 소왕국”/끝없는 비리온상 상문고

입력
1994.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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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교사 모두 머슴” 온갖 모욕/「학생정보원」두고 비판 감시도 상문고는 교사와 학생들의 인권침해마저 서슴지 않은 「상춘식 소왕국」이었다.

 「양심선언」에 가담한 상문고 교사 35명은 『교육자로서의 본분을 지킬 수 없었음은 물론, 제자들의 눈앞에서 인격까지 유린당했다』고 한탄했다. 상교장은 등교시간에 교문에서 교사들의 차를 세워 주머니를 뒤져 담배가 나오면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창피를 주고 폭언을 일삼았다고 말했다. 몇몇 학생을 「정보원」처럼 만들어 수업시간에 교장을 비판하거나 재단의 비리를 언급하는 교사들을 적발, 수업을 배정하지 않는등 불이익을 가했다.

 교사들은 사생활마저 일일이 간섭받았다. 근무시간은 물론 점심시간에도 개인용무를 위해 외출하려면 서무과에서 외출증을 받아야 했다. 이를 어기면 경위서를 내야 한다. 심지어 동료교사가 부친상을 당해 문상을 다녀온 교사를 질책하면서 상교장은 『교장의 생일이나챙기라』는 상식이하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교사들은 89년초까지 숙직실이 없어 교무실 책상위에서 새우잠을 자야 했다. 숙직교사의 가장 큰 임무는 아침 일찍 출근하는 교장을 위해 교문을 열어주는 것이었다. 체육·교련교사들은 수위들이 열악한 근무환경을 견디다 못해 그만둬 수위실이 빌 때는 수위노릇을 대신해야 했다.

 이런 학교의 여러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불만을 표시하는 교사들에게 상교장은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는 뭔가 꼬투리를 잡아 보복을 가했다.상교장은 교감을 「상머슴」, 보직교사를 「중머슴」, 평교사는 「하머슴」이라 불렀다.

 학생들 역시 상교장의 「새끼 머슴」에 불과했다. 상교장의 누나가 운영하는 교내 매점의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점심시간 직후 담당교사의 인솔하에 각 학급이 돌아가며 청소를 하기도 한다. 상교장은 특히 단정함을 강조, 스스로 스포츠형 머리를 하고 학생들은 물론 교사들에게도 짧은 머리를 강요했다. 응하지 않을 경우 반말과 욕설, 심지어 폭행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지난해 11월 모의고사시험지 폭리사건과 관련, 항의전단을 뿌리다 퇴학당한 이모군등 4명은 매일 12시간씩 10일간 교사 8명에게 「취조」를 당했다. 학교측은 이들에게 검정고시나 편입수속에 필요한 재적증명서와 생활기록부조차 발급해 주지 않아 다른 학교로 전학도 하지 못한채 학원을 다니며 공부하고 있다.【권혁범기자】

◎상문고·검찰수사 주변/상 교장 성북동집 호화연회장 방불

 무성한 소문과 의혹속에서도 뚜렷한 가닥이 잡히지 않던 상문고 비리사건은 김영삼대통령의 「즉각 수사」 지시가 내려 진 16일 저녁 검찰이 갑자기 발빠르게 움직이기 시작,주말이전에 전모가 드러날 전망이다.

 ○…검찰은 17일 상오 양심선언 교사 5명과 상문고 재단상임이사 최은오씨 서무과장 김순자씨등을 소환하고 상춘식교장과 최·김씨의 집, 재단사무실, 학교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 일단 학교자금의 개인유용혐의를 확인해 상교장의 신병을 구속하는데 역점을 둔 느낌이었다.

 ○…비리를 폭로한 교사들은 이날 상교장의 외화 해외밀반출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90, 91년 해외연수당시의 여권을 공개했다. 학교지원의 동남아연수때 발급받은 여권에는 달러 환전액수가 3천∼5천달러로 기록돼 있으나 해당교사들은 실제 환전을 요구한 금액은 1천달러 안팎이며, 나머지는 여행사와 학교측이 짜고 해외로 빼돌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88년 학교옆 골프장 공사를 맡았던 D건설 사장 J모씨는 17일 언론사에 팩시밀리를 보내 『공사가 끝날 무렵 상씨가 교묘하게 트집을 잡아 소송까지 했으나 공사비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J씨는 『상씨와 다투다가 보디 가드들에게 폭행을 당했으나 상씨가 거꾸로 학부모의 병원에서 「전치 3주」진단서를 받아 폭행죄로 고소하는 바람에 구속까지 됐었다』며 『최은오이사를 통해 안기부등 각계 유력 학부모들의 영향력을 동원해 억울하게 당했다』고 주장했다.

 ○…17일 검찰의 압수수색이 시작된 상교장의 서울 성북동집은 시내가 굽어보이는 고급주택가에 자리잡은 대지 2백47평, 연건평 1백48평 규모의 지하1층 지상2층짜리 초호화저택.

 1층 거실바닥에는 이탈리아제 고급대리석이 깔려있고 응접실과 주방등은 호화가구로 장식돼 있었다. 지하에 있는 20여평 정도의 홈바에는 양주등 고급술이 즐비하게 들어차있었고, 문을 열면 인공연못으로 통해 연회장을 방불케했다. 이웃주민들에 의하면 상교장은 이 홈바와 대형바비큐버너가 놓여있는 정원등에서 유력인사들을 초청, 파티를 벌여왔다.

 ○…상교장의 부인 이우자씨(52)가 서울 일류호텔에 대형보석상을 소유하고 있는 사실이 밝혀졌다.

 L백화점 지하1층 19평짜리 보석가게 「로얄」은 79년12월 계약자 권모씨(여)가 「미리」라는 점포명으로 액세서리등을 판매하다 85년 미국으로 이민가자 이씨가 현재의 상호로 바꿔 영업해왔다.【이희정·김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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