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론 “야두의원에 로비집중… 파장크지않다”/“우리당 누가관련됐나” 촉각속 “교육개혁”공세 정치권은 89년과 92년 두차례에 걸쳐 상문고재단이 국회까지 로비대상으로 삼았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매우 찜찜한 표정이다. 이철·장영달의원(민주)이 즉각 「입막음용」돈봉투의 전달및 거절과정을 밝혀 『오히려 정치권 연루설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상문고가 의원등 「유력학부모」를 특별관리하고 사학과 직간접적 이해관계를 가진 여야의원들의 비호를 받았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는 까닭에 속이 편치못한 것이다.
특히 국회의 한관계자는 89년 재단의 권한을 강화한 사립학교법개정때 국회주변에서 로비관련 잡음이 끊이지않았던 기억을 되살리며 『국회가 비리를 조장했거나 최소한 방치했다는 비판을 피할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 관계자는 『야당에서 전략적으로 이·장의원을 주공격수로 정해 골프장운영과 잡부금등 재단비리를 집중추궁했기 때문에 로비도 두의원에 집중됐을것』이라며 『두의원이 결백한 이상 교육위차원의 파장은 크지는 않을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관련, 조순형국회교육위원장은 17일 전문위원으로부터 사건의 전후사정을 보고받고 오는 22일 열릴 전체회의 대책을 논의했는데 이만섭국회의장과도 요담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한편 89년이후 교육위를 거쳤던 의원들은 『상문고문제는 요즘 알았는데 괜히 여기저기서 인사겸 내용을 물어온다』며 곤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차제에 내신평가문제를 철저히 짚어야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교육위 소속의원들은 적극적으로 나서 「무관」과 「로비거절」을 밝혔다. 이철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지역구에 내려가있는 장영달의원은 참고자료를 보내 『상문고측이 돈봉투공세를 펼쳤으나 즉각 되돌려주었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도 소속의원들의 로비거절에 안도하는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교육계비리의 발본색원과 사립학교법의 개정을 강도높게 추진할 방침이다.
이기택대표는 이날 『이철 장영달의원등 당소속의원들이 유혹을 뿌리친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일단 민주당의 무관을 기정사실화했다. 이어 이대표는 대표실로 찾아온 조순형국회교육위원장에게 『교육계는 물론 학부모도 개과천선해야한다. 차제에 사립학교법을 개정하는등 법적·제도적 교육개혁을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위원장도 『현재 민주당이 제출한 개정안이 계류중이다. 인사와 예산을 재단이 전횡하는 현행 법을 적극적으로 바꾸겠다』고 답했다.
이처럼 외관상 민주당은 상문고사건을 공세차원에서 다루는등 적극성을 보이고있으나 한편으로는 행여 연루의원이 있지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특히 이철의원의 회견에서 일부 중진들이 상문고편에 섰다는 의혹이 드러나고있어 파문이 확산될 가능성도 다분하다고 보고있다.
○…민자당은 이번 사건이 과거 여론의 지탄을 받았던 사학비리사건과 형식과 내용면에서 궤를 같이한다고 보고 재발방지를 위한 범정부차원의 교육개혁방안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종필대표는 이날 당무회의에서 『사학에 우리가 모르는 병균이 있는것같다』고 사태의 심각성을 지적했고 이세기정책위의장은 『불행한 사건이지만 교육개혁의 전기로 삼아야 한다』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그러나 민자당소속 전현직 의원들의 이름이 정치권과 검찰주변에서 거론되는데 대해선 출처확인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장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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