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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묘역 성역화에 미술가도 한몫/「민주」상징 조형물 우뚝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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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묘역 성역화에 미술가도 한몫/「민주」상징 조형물 우뚝 선다

입력
1994.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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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뿌리」「자유의 투사」「정의의 불꽃」/대형조각들 내달 첫선 민주투사들이 잠들어 있는 4·19 묘역이 미술적으로 볼거리가 풍부한 「성역」으로 재단장된다. 문민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19 묘역 성역화 계획」에 따라 4·19 묘역(서울 도봉구 수유동 산9의1)은 젊은 조각가들이 제작한 상징조형물로 새 옷을 입는다.

 학생혁명이 성공한 지 1년만에 5·16군사쿠데타가 일어남으로써 명칭마저 「4·19 묘지」, 「4·19 탑」등으로 불리면서 역사적 평가가 유보돼 온 이 묘역은 서울시에 의해 기존의 조각도 전면 보수돼 본래의 힘찬 이미지를 되찾게 된다. 넓이도 1만1천평에서 4만평으로 3배 이상 늘어난다.

 올 4·19혁명 기념일에 맞춰 현재 제작되고 있는 상징 조형물은 장식씨의 「민주의 뿌리」(9개의 기둥), 이종빈씨의 「자유의 투사」(12×1·2×2 2개조), 오형태씨의 「정의의 불꽃」(가로13×세로6×높이9) 등이다.

 「민주의 뿌리」는 60년 당시의 독재와 부정을 뚫고 솟아난 젊은 기상을 「뿌리」와 「수직성」이라는 상징으로 표현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크기가 서로 다르게 직립한 화강석 기둥 9개로 「4·19혁명이 새 역사창조의 기초가 되었다」는 역사의 발상지임을 알리게 된다.

 「자유의 투사」는 기존의 조형물이 4·19 영령들에 대한 추모에 큰 비중을 둔 것과는 달리, 자유를 위한 투쟁과 그 소중함을 후세에 알리려는데 비중을 두고 있다. 

 사실적 요소들이 많이 투영되어 있는 이 구상조각을 통해 참배객들은 4·19혁명의 발생원인, 치열한 항거와 거룩한 희생, 역사적인 의미 등을 새겨볼 수 있다.

 작가 이종빈씨는 『4·19의 전개과정을 16개 부분으로 나눠 긴박한 상황을 역동적으로 표현하려 했다. 인원과 물량면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길이 12 짜리 두 개가 한 쌍을 이루게될 이 청동조각은 국내에서는 드문 대형기념조각이다.

 「정의의 불꽃」은 사각의 기념비적이고 수직적인 형태 안에 불꽃의 형상을 새겨 역사적인 의미를 담고자 하는 작품이다. 여러 화강석으로 구성되는 이 작품의 밑은 대형 무궁화 꽃잎 3개가 감싸안는다.

 현재 70∼80% 정도 작업이 진행된 이 작품들 외에도 김경승씨(작고)가 제작한 「군상부조」와 「군상환조」, 「수호자상」 등은 모두 복원되거나 보강되어 신선한 모양으로 환생하게 된다.

 「군상부조」는 파손되거나 결함이 있는 56개 부분을 부분성형한 후 새로운 벽에 고착시키며 「군상환조」는 철로 된 재료를 영구적인 청동으로 바꾼다. 또한 경제력이 약해 콘크리트로 했던 「만장」과 「수호자상」은 화강석으로 감싸거나 대체하는 작업이 한창이다.【박래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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