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금융감독의 선진화(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금융감독의 선진화(사설)

입력
1994.03.15 00:00
0 0

 최근 외국은행 국내지점들이 변칙적인 외환거래를 일삼아 은행감독원의 문책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게 나타났다. 미국계 씨티은행 서울지점이 변칙 선물환거래등으로 규정위반 건수가 가장 많은것도 주목할 일이다. 선물환거래 뿐만 아니라 이자률스와프거래등 소위 첨단금융기법을 사용해서 외화유출, 국내외 금리차를 이용한 각종 투기 및 변칙금리운용등 불법금융활동의 의혹을 받고 있다. 몇년 전에도 비슷한 금융기법으로 외은지점들이 규정을 어기고 대기업들에 변칙적인 대출을 했던것이 드러나서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었다. 외국은행들은 그럴 때마다 흔히 그들의 변칙적인 금융활동이 선진국에서는 정상적인 금융활동이며 한국에서 문제로 삼는것은 국제금융거래에 대한 이해부족 또는 한국인들의 편협한 시각 때문이라고 반박해왔다. 우리도 외국은행에 대해서 특별히 왜곡된 고정관념을 갖거나 그들의 금융활동에 배타적인 태도를 보일 필요는 없다.

 외국금융기관들은 UR금융협상이 계속되면 더욱 국내시장에 진출해서 내국민대우와 시장접근을 요구할것이다. 따라서 그들의 변칙행위를 국내금융기관의 변칙거래관행보다 더욱 죄악시하는것은 바람직스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우려하는것은 이들의 빈발하는 위반행위가 우리나라의 낙후된 감독기능 때문이 아닐까 하는 점이다. 그렇다면 금융감독기능의 제고가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결국 국내은행이건 외국은행이건 금융활동에 대한 엄정한 감독기준을 세우고 효율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특히 금융자율화·국제하가 급속하게 진전됨에 따라 금융시장에 각종 위험이 증대하고 있다. 자칫하면 금융의 건전성·안정성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우리 정책당국은 그동안 모든것은 원천적인 규제강화로 대응해온 반면 금융감독은 허술했던것이 사실이다. 앞으론 UR금융협상등에 따라 규제는 완화되고 시장은 개방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외국금융기관들이 국내시장에서 더욱 활발하게 금융활동을 벌이게 될것이다. 금융시장에서 규제감독을 위반하거나 회피하기 위한 각종 변칙거래가 마치 금융혁신인양 금융질서를 어지럽힐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금융국제화에 따라서 다국적금융기관들의 불법금융활동은 몇년전 BCCI사건에서 나타났듯이 그 피해가 국제적으로 파급 확대될 우려가 있다. 우리 금융시장도 이러한 위험에서 예외가 아니며 오히려 위험에 크게 노출되어 있다.

 따라서 금융자율화·국제화에 대응해서 금융감독규제의 선진화 및 기능제고가 시급하다. 감독규제수준도 국제기준에 접근시키고 선진국 감독당국과 정보교환, 감독범위 및 기준의 조정, 감독기관간의 협조관계를 유지해야 할것이다. 종래처럼 국내금융기관이나 틀어쥐고 뒷북이나 치는 감독에 그쳐선 안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