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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역사 새 시각서 조명/최근 한길사서 펴낸 「한국사」27권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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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역사 새 시각서 조명/최근 한길사서 펴낸 「한국사」27권 서평

입력
1994.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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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도 분단체제적 인식 벗어나 우리나라 역사학계는 1980년대를 전후하여 새로운 연구의 기운이 힘차게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새롭게 전개된 역사적 상황의 변화에 힘입어 우리 자신의 역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고자 하는 움직임을 드러냈다. 이 움직임을 수렴하여 일관된 역사를 서술하고, 이러한 학문적 연구 업적을 일반화 하고자 하는 노력이 당연히 일어났다.

 한길사가 27권으로 엮어 펴낸 「한국사」는 이러한 새로운 시각과 노력이 결집된 작품이다. 이 책의 출간에는 8년동안의 기획 및 집필 기간이 소요됐고 모두 1백73명에 이르는 방대한 필진이 참여했다. 그러나 이 책의 진면목은 이러한 외적인 측면보다 내용이 가지고 있는 특성에서 발견되고 있다.

 「한국사」는 우리의 역사에 관한 새로운 연구성과를 대폭 수용하고 이를 현재적 관점에서 다시 조명하고자 했다. 집필에 참여한 많은 연구자들은 우리나라 역사의 고대와 중세를 새로운 시각으로 검토하고자 했고 기존의 연구에서 왜곡되거나 소외당했던 현대사를 연구해 나갔다. 그리고 이를 통해 역사적 사실에 대한 새로운 연구 가능성을 제시해주고 있다.

 또한 민족의 화해와 재일치를 강력히 추구하고 있다. 그 결과 일제 식민지시대 및 해방이후 현대사의 연구에 그동안 적용되고 있던 분단체제적 역사인식의 틀을 벗어나려는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북한의 역사까지도 민족사의 범위 안에서 서술하고 있다. 이같은 일련의 시도는 분단된 우리 민족이 하나가 될 수 있는 사상적 역사적 근거의 마련을 위한 노력으로 평가될 수 있다.

 한편 이 책에서는 역사학 연구성과의 일반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는 역사학이 전문가 중심의 영역에서 벗어나 민족구성원 모두에게 확산돼 나가야 한다는 당위에서 나온 결과이다.

 흔히 말하여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한다. 이는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들을 현재의 연구자들이 오늘의 시대정신에 비추어 항상 새롭게 해석해 나가기 때문이다. 우리의 한국사도 새롭게 씌어져야 할 숙명을 가지고 있다. 또한 역사에서는 개별적 사건의 이해보다는 그 흐름을 파악하고자 한다. 이는 역사를 통해 현재를 규명하고 미래를 전망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새롭게 펴낸 「한국사」는 최초로 만든 최대의 민찬(민찬) 한국사이다. 우리는 이 「한국사」를 통해 우리의 고유한 문화와 민족의 슬기를 확인하게 될것이다. 그리고 이 한 질의 책자를 통해 우리는 민족의 성장과정과 민주사회로의 발전과정 및 통일시대로의 전진과정을 확인하게 될것이다.<조광·고려대교수·한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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