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회담/양국 밀월관계 회복 찬물【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워런 크리스토퍼미국무장관과 안드레이 코지레프러시아외무장관은 14일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회담을 갖고 미중앙정보국(CIA)스파이 사건을 비롯, 보스니아 사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책등을 둘러싸고 빚어진 양국간의 갈등해소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안드레이 코지레프장관은 그러나 이날 회담에서 러시아는 미국과 동등한 동반자관계 정립을 원한다고 밝혀 미·러밀월관계의 회복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방문을 마치고 블라디보스토크에 온 크리스토퍼국무장관은 코지레프장관의 동등한 동반자 관계요구로 곤혹스런 입장에 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지레프장관은 블라디보스토크로 떠나기 앞서 가진 회견에서 『미국과 러시아간에 초강대국대 지역강국, 또는 상급동반자대 하급동반자의 관계가 형성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동등한 동반자관계수립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러시아TV는 미·러시아간의 블라디보스토크회담에 관한 「정부내 최종 협의」가 늦어지는 바람에 코지레프장관의 공항회견이 1시간반 가량 늦게 시작됐다며 『회담이 간단치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주 이즈베스티야지에 기고한 글에서도 지난 2년간의 러시아 국내 불안이 미국으로 하여금 세계무대에서 우위를 점하도록 허용했다며 관계의 재정립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고 밝혔다.
코지레프장관은 이 글에서 『동반자 관계에는 위험한 환상이 가로 놓여있으며 미국이 유일한 세계지도국이 된다는 것은 당치않은 야심』이라며 『러시아도 대국의 운명을 갖고 있기때문에 러시아는 하급동반자가 아닌 동등한 대우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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