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습기많아 조절기능 약화/펌프과부하·누전합선 초래해 서울 종로5가 통신공동구 화재는 통신구안 지하 23지점에 설치된 자동분전반의 시설노후와 정비불량, 통신구내의 먼지·습기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 것으로 경찰 수사결과 드러나 중요시설에 대한 허술한 관리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통신구 화재원인을 수사중인 경찰은 11일상오8시 사고통신구에 대한 1차 화재감식에 이어 이날 하오10시40분부터 2차 현장조사에 나서 통신구의 먼지·습기와 배수펌프모터의 과부하가 분전반의 작동 불량을 가져왔으며 관리소홀이 화재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인 것으로 잠정 결론지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김윤회물리분석실장(40)과 경찰청 감식요원등 6명으로 구성된 특별감식반은 분전반 발화의 원인으로 ▲통신구내 과다한 먼지와 습기 ▲지하철과 콘크리트벽 사이에 있는 통신구의 심한 진동과 배수펌프 부기(부기)의 잦은 고장 ▲펌프의 모터와 프로펠러를 이어주는 임펠러(일종의 동력전달장치)의 이완및 누전 ▲분전반 나사의 풀림으로 인한 접속불량등을 들고있다.
즉 통신구내에 있는 많은 먼지와 습기로 분전반의 절연능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분전반내의 노후한 전선과 전기장치의 한 부분에서 누전, 합선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감식반은 먼지·습기등이 분전반에 달라붙어 조절기능이 떨어지는 바람에 정상적인 펌프기능유지를 위해 필요한 「35분가동 40분정지」원칙이 무너져 펌프의 과부하와 누전 합선을 가져왔을 것으로 보고있다.
경찰은 특히 『여름철에는 드라이기로 분전반주위의 습기를 말려야할 만큼 상황이 심각했다』는 한국통신관계자의 말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감식반은 또 집수정의 만수여부를 분전반에 알리는 부기가 지하철 진동으로 고장을 일으키는 바람에 물이 없는데도 배수펌프 모터가 계속돌아 과부하를 일으켰고 이 바람에 분전반에 스파크가 일면서 이곳에 끼여있던 먼지등에 발화, 방열·방화처리가 안된 광케이블에 옮겨 붙었을 가능성도 크다고 보고있다.
경찰은 통상 1개 분전반이 2∼3개의 배수펌프를 가동하는데도 이곳에는 화재발생전에 30마력짜리 펌프 3대가 추가로 설치된 사실을 밝혀내고 펌프용량에 맞춰 분전반의 용량도 확충했는지의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결국 이번 화재는 관리소홀에 의한 인재인 만큼 한국통신관계자의 사법처리가 불가피하게 됐다.【황유석기자】
◎분전반의 역할/배수펌프·형광 등 전력공급·차단/
이번 사고의 발화원인으로 추정되는 분전반은 통신공동구내 자동배수펌프와 형광등등에 전력을 공급하고 차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분전반은 전력 개폐기및 브레이크스위치, 만수여부를 체크하는 센서등이 설치돼 있다.
분전반은 고압전류를 분배하는 배전반과는 달리 저압전류를 분배하는 장치로 한전에서 상용전력 2백20V를 받아 형광등에는 1백10V로 변조해 공급하고 배수펌프에는 2백20V 그대로 전력을 공급해준다.
분전반에는 가정집의 퓨즈와 같은 역할을 하는 브레이크 스위치가 달려있어 배전선로중 어느 한곳에 이상이 생길경우 자동으로 전력공급이 중단돼 다른 장치에는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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