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클린 부비에 케네디 오나시스(64)가 암과 씨름하며 화려했던 인생의 황혼길을 걷고 있다. 아메리칸 드림을 외친 케네디대통령의 부인, 선박왕 오나시스의 재산상속인으로 세계사교계에 화제를 뿌려온 재키는 지난 1월 감기증세로 병원을 찾았다가 비(비)호지킨 임파육종이란 진단을 받았다. 이 병은 50세이상의 노인들이 많이 걸리는 목에 생기는 악성암. 아직 병세가 심하진 않지만 그녀로서는 이제 남은 시간표를 살펴봐야 할 처지가 된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일상은 매우 담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뉴욕 타임스지에 이 사실이 처음 보도됐을 때도 그녀는 아파트에서 3명의 손자 손녀들을 돌보고 있었다. 일주일에 3일씩 출근하는 더블데이출판사의 편집자일도 당분간 계속할 예정이다. 재키의 여생을 동반할 모리스 템플스먼은 지난 7년간 그래왔던 것처럼 변함없는 연인으로 그녀 곁을 지키고 있다.
다이아몬드수입상인 템플스먼은 센트럴파크가 내려다 보이는 뉴욕의 방 15개짜리 호화아파트에서 함께 지내며 그녀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고 있다.
재키의 요즈음은 실로 평온담백하다. 2억달러에 달하는 재산도 정리된 상태이고 케네디 일가와도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자신에게 닥쳐온 또 하나의 고독을 이겨내고 있다. 시동생이었던 테드 케네디상원의원도 『우리는 그녀를 매우 사랑한다』고 말해 그녀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는 매스미디어의 조명을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 아직도 아름답고 활기찬 재키는 자기만의 시간을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워싱턴=정진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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