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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해결 제일주의」풍조 확산/소송건수 급격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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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해결 제일주의」풍조 확산/소송건수 급격증가

입력
1994.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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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5만건… 10년새 60%늘어/「행정」 연14%증가… 일반의 3배 송사를 벌이는 국민들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국가기관을 상대로 한 행정소송이 한층 급격히 증가,행정 불신이 깊어지고 있음을 드러냈다.

 대법원이 12일 공개한 최근 10년간의 소송통계에 의하면 대법원을 제외한 지법 및 고법의 전체 소송접수건수는 84년 41만9백16건에서 지난해 65만8천9백79건으로 증가했다. 10년간 24만8천여건이 늘어 연평균 5%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같은 증가추세는 인구가 우리의 2.9배인 일본의 전체 소송건수가 84년 48만건 85년 49만건을 고비로 계속 감소, 91년 33만건으로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소송의 절대건수가 훨씬 많은 것은 물론, 인구비례로 따지면 우리는 지난해 국민 67명당 1명꼴로 송사를 겪은 반면 일본은 3백75명에 1명꼴에 그쳤다.

 형사소송을 제외한 민사및 행정소송건수만 따져도 일본은 84년 36만여건에서 91년 25만여건으로 감소했지만 우리는 84년 26만9천건에서 지난해 41만건을 넘었다

 대법원 관계자들은 이같은 소송증가현상이 사회가 복잡해 짐에 따라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그만큼 우리 사회가 아직 안정되지 않았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일상거래등에서 변호사등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분쟁여지를 예방하는 「법의 생활화」가 정착되지 않은 채 모든 분쟁을 소송을 통해 해결하려는 「소송제일주의」풍조가 확산된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01년에는 연간소송건수가 1백만건을 돌파,지금도 소송적체상태인 법원에서 신속한 재판으로 분쟁을 해결해 주기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편 국가기관을 상대로 한 행정소송은 84년 1천8백82건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5천4백44건으로 연평균 증가율이 일반소송의 3배 가까운 13.8%를 기록했다. 특히 민주화가 시작된 89년부터는 해마다 26∼36%씩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국민들의 권리의식이 높아진 반면 행정작용의 합법성과 타당성이 같은 속도로 개선되지 못해 국민들의 「행정 불신」이 깊어진 탓으로 분석됐다.

 일본과 비교하면,89년 일본의 행정소송건수는 1천1백19건에 우리는 2배가 넘는 2천3백62건이었고 지금은 우리가 5배가량 많은 것으로 추정됐다.법원관계자들은 일본국민의 권리의식이 결코 우리 국민들보다 낮지 않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행정소송격증의 주된 원인은 국민들의 「소송제일주의」풍조보다는 행정기관의 잘못에 있는 것같다고 말했다.【이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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