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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FTA(북미자유무역협정):1(아메리카 리포트:6)

입력
1994.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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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경제지도」가 바뀐다/산업부흥 시동 「멕시코 르포」/“대미 수출전진기지 변신” 온힘/개방이익 추구… 외국자본 현지화 유도미국 캐나다 멕시코등 북미 3국이 지난 1월1일부터 세계 최대의 단일 시장을 출범시켰다. 북미자유무역협정(NORTH AMERICAN  FREE  TRADE  AGREEMENT)체제의 본격 가동은 한국의 수출전략 전반에 일대 전환을 강요하고 있다. 가장 시급하게 대처해야 할 분야가 섬유· 가전제품· 자동차등 3개 분야로 이들은 나프타의 파고에 일차적인 희생자가 될것으로 우려된다. 그렇지 않아도 이들 분야는 나프타가 발효되기 이전인 최근 3∼4년 동안 대미수출에서 멕시코에 밀려 고전해 왔다. 따라서 앞으로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가 점차 줄어들게 되면 미국시장에서의 우리 몫은 훨씬 줄어들것으로 예상된다.현지 전문가들은 「자본과 기술의 현지진출」을 최선의 대응방안으로 권하고 있지만 선택의 폭은 그리 넉넉하지 않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나프타 태동으로 미주시장에서 우리의 최대 경쟁상대로 등장한 멕시코 르포를 통해 나프타의 파장과 대처방안을 점검한다.【편집자 주】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를 동일 시장권으로 묶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인 동시에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총교역량의 70%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멕시코는 나프타의 활용 여부에 따라 우리 수출산업의 새로운 교두보로 부상하거나 우리 상품을 뿌리째 뽑아내는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는 점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멕시코는 지난 1월1일부터 발효된 나프타를 경제도약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욕에 넘치고 있다. 나프타가 궁극적으로는 3국간의 무관세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낮은 임금과 풍부한 노동력, 그리고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과 인접해 있다는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활용할 경우 수출을 증대하고 고용을 늘려 침체에 빠진 국가경제를 회생시켜 세계무대에 나설 수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티와나 등 미국과 인접한 국경도시 곳곳에는 불도저등 중장비의 굉음 속에 대규모 공단이 조성되고 있으며 이 공단이 조성된 지역의 공장노동자들과 기업인·정치인들 사이에서는 전에 없던 활력이 넘치고 있다. 이들은 『나프타로 멕시코가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 우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한국도 우리가 맞은 이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할 것이다』라며 조언아닌 조언을 하고 있었다.

 한국이 멕시코를 이용해야 한다는 이들의 조언은 결국 우리 기업이 현지투자를 늘려 멕시코를 미주시장 진출을 위한 전진기지로 삼아야 한다는 충고이다. 특히 나프타는 원산지 규정을 강화, 역내에서 생산되지 않은 물품에 대해서는 고율의 관세를 부과토록 돼있어 현지투자만이 이를 피해갈 수 있는 유일한 길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현지투자확대의 이익은 단순히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는 데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나프타 3개국은 궁극적으로 중남미를 이 체제에 동참시켜 남북아메리카 대륙을 하나의 자유무역지대로 만들려는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실제로 칠레를 비롯한 몇몇 중남미 국가들은 지난해부터 나프타의 참여를 희망해왔다. 바로 미주자유무역협정(AFTA)체제 구상이다. 여기에는 미국의 의지나 의도가 가장 중요하다는게 일반적인 견해이다. 미국의 세계전략과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경제적 관점에서 나프타가 중남미시장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지나쳐서는 안된다는게 현지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비단 미국시장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이 때문에도 멕시코는 미주시장의 중요한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멕시코 무역은행의 안토니오 오르테가 아시아담당관(41)은 『북미는 물론 중남미시장이 구매력을 갖춘채 새롭게 급성장하고 있음을 한국은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며 『멕시코는 이를 위한 중요한 교두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의 입장에서 지금은 이를 결정할 시기』라며 『망설이다가는 앞으로 5년즘 후가 되면 신규투자는 어려울 것이며 세계적으로 큰 시장을 잃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멕시코 산업은행의 로날도 포셀 아시아담당이사는 『한국은 지금 중국투자에 지나치게 홀려 있는게 아닌지 점검해봐야 할 것』이라며 멕시코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전략의 필요성을 상기했다.

 멕시코는 지난 86년 관세무역일반협정(GATT)에 가입하면서 개방정책을 추진하기 시작, 88년 집권한 살리나스정부의 적극적인 대외지향적 경제성장정책으로 고속성장의 가도를 걷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 투자법을 고친데 이어 나프타라는 국민적 합의를 끌어내면서 경제활성화의 업적을 이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일부에서는 이를 거대한 실험이라고 표현하면서 판단을 유보하는 견해도 없지 않다.  한국업체의 멕시코 진출은 삼성 럭키금성 대우 등 3사와 현대정공 새한미디어 등 몇몇 대기업과 이들의 극소수 부품협력체에 불과한 미미한 실정이다. 이는 멕시코의 문화적 이질감, 생소한 기업관행 및 거래풍토 등으로 인해 기업인들이 투자를 극도로 망설인 결과이다. 현지 기업인들도 이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은 극복의 대상이지 기피의 대상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세계경제전쟁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현지화전략만이 유일한 해답이라는 주장이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게 현지 통상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진단이었다. 멕시코의 개방이익을 노리는 국제적 대열에 우리가 본격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주문이었다.【멕시코시티=조재용기자】

◇해외기동취재반

▲정숭호(경제부기자)

▲이기창(문화부기자)

▲조재용(정치부기자)

▲신상순(사진부기자)

▲진성훈(편집부기자)

▲이광일(국제부기자)

▲홍윤오(통일부기자)

▲고태성(정치부기자)

▲유승호(경제부기자)

▲장래준(체육부기자)

▲정일화·정진석(워싱턴특파원)

▲김수종(뉴욕특파원) 

▲이준희·홍성필(LA특파원)

▲김인규(상파울루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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