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불급통화 자제당부/피해액수도 엄청날듯/서울 지사둔 업체 “업무마비”/6개서 등 긴급 방범비상령도 지하통신공동구화재로 통신불통사태가 발생하자 한국통신은 물론 한국이동통신, 데이콤, 제2무선호출사업자등 통신사업자들은 피해상황파악 및 복구를 위한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한국통신은 서울 종로구 한국통신건물 9층 운용보전실에 재해대책본부를 마련, 사고수습과 대책 수립으로 철야했다. 50여명의 운용보전실 직원들은 밤새도록 시시각각 전해오는 사고상황을 정리·보고하느라 눈코뜰 새 없었다. 운용보전실의 전화는 시민들에게서 걸려오는 항의전화와 문의전화로 거의 불통이 될 지경이었다.
국제전화 002서비스와 데이터전용회선, PC통신서비스 천리안등에 피해를 입은 데이콤과 이동전화,무선호출의 불통피해를 입고 있는 한국이동통신도 각각 비상대책반을 구성하고 사고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국이동통신은 지방에 위치해 있는 9대의 이동기지국을 서울로 출동시켜 피해가 많은 수도권 13개 기지국에 배치할 계획이다.
○…관할 혜화전화국에는 전화불통이유를 묻는 시민들의 전화가 빗발쳐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혜화전화국은 사고현장에 상황실을 설치하고 피해복구에 나섰으나 사고원인조차 제대로 규명되지 않아 속수무책이었다.또 3시간이 지나도록 정확한 불통지역과 회선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통신공동구 관리는 서울전화건설국 소관이다』『처음 불이 난 곳은 통신공동구가 아니라 동대문시장이다』고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하오5시를 기해 경비전화가 불통된 청량리,성북,종암,성동,동부,중랑경찰서등 6개 경찰서와 종로구 창신동 서울제1기동대에 긴급 방범비상령을 내렸다.
경찰의 이같은 조치는 이 일대의 일반전화가 많은 장애를 받는데다 경찰경비전화전용 케이블이 불타 손상되는 바람에 파출소와 경찰서간, 각 경찰서간 연락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아 범죄대처능력에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서울지하철공사는 화재사고 발생사실을 알고도 서행지시를 한뒤 사태를 관망하다가 하오 4시40분께야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의 요청에 따라 상·하행선 각각 12편,13편씩을 종로3가와 신설동역에서 승객들을 내리게 한뒤 두구간 사이를 빈차로 운행하는 조치를 취하는등 신속한 상황파악과 승객안전조치를 취하지 못해 시민들의 비난을 받았다.
○…소방지휘본부는 하오 6시50분께 화재가 완전 진화된것으로 판단, 그때까지 연기가 피어오르는 환풍구 2곳과 최종 점검을 위해 소방관이 투입된 맨홀 등에만 소방차를 대기시켜 놓고 대부분의 소방차를 철수시켰다.
○…중소기업은행 종로6가지점 뒤편 50여개 업소들은 사고때문에 모두 철시,『장사를 다 망쳤다』며 울상들이었다.이들은 한국통신 직원들로부터 『복구작업이 2개월정도 걸릴 것』이라는 말을 듣고는 『전화도 안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장사를 하는냐』며 한숨을 지었다.
○…부산등 지방의 전화국에도 서울화재소식을 미처 듣지 못한 시민들이 통신장애를 호소하는 고장신고가 폭주,밤늦게까지 당직실 신고접수 라인이 불통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특히 서울 광화문 종로일대에 본사를 둔 부산지역기업체 지사들은 복구에 상당한 기간이 걸릴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통신망두절이 계속될 경우 지사운영이 마비된다』며 통화가 가능한 서울의 지점등을 통해 긴급대책을 호소하기도 했다.
○…광주지역 언론사들은 서울 연합통신사와의 교신두절로 서울지역 기사를 받지 못해 신문제작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재학·김준형·권혁범·장학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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