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시장조사·거래알선 등 분주한 나날/금년 57개 한국기업멕시코 합작계획추진 나프타가 우리의 북미수출전선에 폭풍을 몰고왔다.이로인해 정부와 업계등 비상이 안걸린 곳이 없다.그중에서도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의 멕시코무역관은 태풍의 눈속에 들어가 있다고 할만하다.그리고 이를 계기로 무역진흥의 첨병인 KOTRA의 역할에 대한 재조정과 재평가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멕시코무역관은 멕시코시티 중심가의 초현대식 건물 토레 카바이토 빌딩 24층에 자리잡고있다.직원은 백창곤관장, 김건영과장등 한국인 3명과 현지고용 멕시코인등 모두 6명. 단출한 식구들이지만 시장조사와 거래알선을 위해 뛰는 발길은 나프타발효와 함께 분주하기 짝이 없다. 수출에 관한한 나프타의 사실상 핵이 멕시코로 부각된 탓이다.
올해 KOTRA멕시코무역관은 이곳에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중소기업의 대규모 합작투자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지난해에는 부산 광주등 6개 시도에서 57개의 중소기업들로 구성된 시장개척단의 멕시코 진출을 도왔다. 올해의 계획은 멕시코 산업은행과 함께 추진하는 것으로 한국기업이 멕시코 업체와 생산및 기술을 연대해 북미 및 중남미 시장진출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이 계획에 의하면 대멕시코 합작투자 기술이전 하청생산에 관심있는 우리나라 50개 업체가 멕시코 산업은행이 추천한 현지 관련사 2백50개중 가장 유리한 조건을 갖고있는 업체를 합작 파트너로 선정한다는 것이다. 멕시코 산업은행은 이들 신규투자에 대해 7년간 지분 25%를 참여, 투자의 안정성을 최대한 확보키로 했다.
멕시코 무역관의 이같은 활동은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그리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고 할 수 있다. 또는 그나마 무역관이 상주했기 때문에 현지의 대응책이 나올 수 있었다고도 할 수 있다. 멕시코에서 느껴지는 무역관의 존재는 새삼스러웠다. 그러나 나프타 폭풍을 견뎌내기에는 현행 KOTRA체제의 문제점이 적지 않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이는 또한 KOTRA의 일반적 문제점과 그대로 연결돼 있다.
우선 지적되는 것은 KOTRA가 무역, 특히 수출에 한정해 역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세계경제전쟁에서 현지화 전략의 필요성이 갈수록 두드러지는 추세에 비추어 보면 이는 크게 잘못돼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지화를 위한 해외진출은 투자방식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점에서 수출중심의 업무체계는 「구형」이라고 지적할 수 있다. 급변하는 국제상황에 부응하기 위해 이같은 운영형태는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KOTRA내부에서도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현지투자방식이 절실한 멕시코지역에서 이같은 문제점은 더욱 선명히 드러난다.
한 통상 전문가는 『현행 무역관의 기능과 역할은 따지고 보면 바이어소개등 거래알선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야 할 형편』이라고 지적하고 『30년간 축적된 정보체계와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종합정보센터기능을 갖추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KOTRA 내부에 만연돼 있는 관료주의적 분위기를 일신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경제전쟁의 일선에서 그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도록 조직운영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효율적인 인력배치, 지역전문가의 지속적인 양성과 관리등이 구체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해외주재 무역관의 법적 지위나 주재원들의 신분을 보다 강화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멕시코시티=장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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