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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배지들의 집체훈련/신효섭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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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배지들의 집체훈련/신효섭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4.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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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낮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는 한 무리의 정치인들이 쏟아져 나왔다. 전날 하오부터 만하룻동안 이곳에서 합숙연수를 받은 2백40여명의 민자당 국회의원과 지구당위원장들이다. 이들은「재편되는 국제경제질서에 대응하는 우리 기업의 자기혁신 모습 체득, 통합선거법 통과후의 지역활동등 귀향활동 방향에 관한 토의장 마련」이라는 괜찮은 취지의 행사에 참석하고 나오는 길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얼굴에서는 이처럼 뜻깊은 일을 마치고 난 뒤의 뿌듯함이나 성취감등은 별로 찾아볼 수 없었다. 「해방감」과 시원함만이 느껴졌다. 왜 그랬을까. 

 참석자들은 그 해답을 이렇게 풀어놓았다. 물론 개인적으로 뒷자리서. 『문민시대에 국회의원들을 몽땅 체육복으로 갈아입혀놓고 웬 집체교육…』 『국회의원 그만두고 회사경영이나 하라는 건지. 겨우 사내교육용 자료정도의 강의던데 아무리 정치인의 시세가 밑바닥이라도 이건 정말…』 『왜 기업인들만 나옵니까. 노총같은 근로자단체의 얘기도 들어야지. 그래야 균형이 잡히죠』 『이번에는 아예 토론시간이 없던데요. 일방적인 주입만 있고. 뭐가 무서워서 말을 못하게 하는 건지…』

 그러나 당지도부의 생각은 1백80도 달랐다. 김종필대표는『강의내용이 좋아서 많은 계발을 얻게 해 줬다』고 폐회사를 했다. 문정수사무총장도『 대단히 만족스러웠으며 참석자들이 협조해 준데대해 감사한다』고 주장했다. 

 그런가하면 이번 행사의 실무팀들도 할말이 많은 듯했다. 『높으신 분들이 제대로 협조해 주지 않으면 이런 행사가 성공하기는 힘들죠. 강의장에서 신문을 보는 의원도 있었고 숙소에서 이탈하는 분들도 상당수 있었어요. 외부강사들의 강의내용은 우리들이 보기엔 그런대로 괜찮던데 …』

 결국 이번 행사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민자당의 현주소를 다시한 번 적나라하게 드러내 주었다. 머리와 몸이 따로 놀면서 변화와 개혁을 입버릇처럼 외쳐대지만 「나와 우리만 빼고」라는 단서가 여전한 것같은 그런 민자당의 실상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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