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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계 「물갈이 파고」 생존부심/조직책 인선후 불안감 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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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계 「물갈이 파고」 생존부심/조직책 인선후 불안감 팽배

입력
1994.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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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들도 15대 공천 확신못해/“믿을곳은 지역구뿐” 활동강화 15대공천의 물갈이 예고편이라 할 민자당의 10개 사고지구당 조직책인선에 대해 적지 않은 불안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8일 인선내용을 추인하기 위해 열린 당무회의석상에서도 완곡하게 제기됐지만 이번 인선에 대한 불만과 불안은 겉으로 드러난것보다 훨씬 큰것같다. 앞으로 닥칠 물갈이파도에 어떤 식으로 생존을 모색할까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민정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특히 중진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일수록 고민의 정도는 더욱 크다. 구여권에 뿌리를 같이하고 있는 이들은 이번의 조직책인선을 「과거 정치관행과의 단절」로 파악하고 있다. 당에서도 공식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15대 총선에서의 물갈이대상에 자신이 포함될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심지어는 『당지도부는 이제 계파가 없어졌다고 말했지만 이번 일을 보면 완전히 너와 나를 갈라놓자는 것임을 알 수 있다』고 말하면서 벌써부터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사람도 있다.

 9일 민자당 국회의원 및 지구당위원장 세미나가 열린 올림픽파크텔에서도 이런 기류를 감지할 수 있었다. 당지도부는 정치개혁법의 통과에 따라 달라지는 정치환경에 맞추어 정치인도 변화할 것을 강조했지만 삼삼오오 모인 의원들사이에서는 『이제 더이상 정치할 생각이 나지않는다』는 자조적인 말이 서슴없이 나왔다. 상당수는 『믿을 곳은 지역구밖에 없다. 무소속으로라도 나갈 채비를 해야겠다』고 말했다.

 이번의 조직책인선에 대해 이들이 지적하는 대목은 대략 세가지이다. 우선 재야노동운동권의 거물인 김문수씨의 영입으로 대표된 진보적 색채의 두드러짐이다. 정성철정무1장관보좌관과 오성계씨등 재야변호사출신을 끌어들인것도 마찬가지로 보고 있다. 관료출신이 3명 포함돼 있기는 하지만 개혁성과 참신성이라는 이름아래 대체로 구여권과는 관계없는 인사들로 낙점됐다는 점을 들고 있다.

 또 사고지구당이 생겼을 경우 전국구의원을 우선적으로 배려해줬던 종전까지의 여당 관행을 배제한 것도 꼽고 있다. 아무리 현역의원이라 해도 구여권, 특히 6공정부와 연이 깊은 인사는 안된다는 당지도부의 생각을 드러낸것으로 보고 긴장하고 있는것이다. 이와 함께 당선가능성을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당에서는 새로운 인물을 발굴하면서도 당선가능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하지만 이들은 『정치는 현실이다. 지난해의 잇단 보궐선거 실패를 벌써 잊은 모양』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때문에 이들은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될것』이라는 당의 주문도 물갈이를 앞둔 「경고」로 해석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에 개편된 10개의 사고지구당이 대부분 과거 민정계인사들이 맡았던 곳이어서 앞으로 진행될 부실지구당정비도 같은 맥락아래서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정수사무총장이 「개혁성과 참신성이 떨어지고 2번이상 낙선한 사람」을 부실지구당정비의 기준으로 제시한것도 바로 원외 민정계위원장을 겨냥한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개혁의 대세를 거스르기 힘들뿐더러 옛날처럼 계파별로 몰려다닐수도 없다. 결국 결론은 일단 중진인사나 초선의원 할것없이 맹렬한 지역구활동으로 당선가능성을 높여 생존수단을 찾아가는 쪽으로 모아지는것같다.【신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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