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그룹전 잇달아… “낯익히기” 올 들어 한국화가들의 독일진출이 눈부시다. 프랑스와 비교할 때 우리에게는 미술적으로 훨씬 먼 거리에 있던 독일에서 3개월 동안 네 명의 한국화가가 개인전을 열었고 2개 단체가 그룹전을 초대받았다.
전시장소는 베를린과 뒤셀도르프, 프랑크푸르트 등 다양해서 한국과 독일이 미술문화적으로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이 독일전들은 또한 92년 영국 테이트갤러리와 바비칸센터에서 한국의 중진작가들을 대거 초대해서 우리 작가의 영국진출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계기가 됐던 일을 상기시키고 있다.
영국전에는 중진작가들이 참여한데 비해 이번 독일전에는 주로 젊은 작가들이 초대됐다는 점이 다르다.
성창경(성신여대교수) 정갑주(동아대교수) 오재환씨 등 3명은 1월부터 2월까지 뒤셀도르프의 루카스화랑에서 각각 개인전을 가졌다. 이들은 한국의 전통적 문과 창호지 등을 모티브로 작업하거나(성창경), 동양적 자연의 원형을 형상화하는 작업(정갑주), 한국 단청 등의 이미지를 수묵에 의해 추상화하는 작업(오재환)을 각각 해온 화가들이다.
여류화가 강민씨(부산여대 강사)는 지난달 4일부터 17일까지 베를린 훌쉬화랑에서 초대전을 열고 있다. 그는 표현주의적인 힘차고 격렬한 붓질로 한국여인의 누드를 과감하게 그려 봉건적 질서 속에 가려졌던 여인의 자아상과 에로티시즘을 형상화하고 있다.
강민씨는 『92년 독일화랑에 슬라이드와 팸플릿을 보냈더니 전시회 제의가 들어와 1년 동안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의 베를린 모르겐 포스트지와 SFB TV 등 언론은 내 그림이 동서양의 미학을 통합하는데 성공하고 있으며, 강하면서도 부드럽다고 평했다』고 전했다.
강경남 신경재 이제희씨 등 9명이 참여한 「한국 현대동양화작가 독일초대전」(1월19일∼2월 2일 루카스화랑)에 이어 한국화가 22명이 출품한 「원소회 독일 초대전」이 9일부터 31일까지 프랑크푸르트 괴테연구소에서 열린다.
원소회전에는 김원 강지주 주수일 강난주씨 등 수묵에 의한 문인화, 산수화 작업을 하는 작가들이 한국의 전통적 정서를 펼치고 있다.
주한 독일문화원의 문화담당자인 맹완호씨는 『독일의 바이엘약품에서 올 하반기 이후의 한국작가 초대그룹전을 제의해와서 국립현대미술관에 한국적 체취가 진한 작가의 선정을 의뢰해 놓았다』고 밝혀 미술교류가 계속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박래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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