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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제 포철호」 닻올렸다/「TJ탈색」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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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제 포철호」 닻올렸다/「TJ탈색」 가속화

입력
1994.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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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민채색” 개혁풍 거셀듯/권위-파벌주의·안이한 기업체질부터 바꿔야/「정부 민영화방침」 내부 강한반발 극복이 숙제 김만제 전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을 새로운 지휘관으로 맞은 포철호의 진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임 김회장은 9일 임명권자인 김영삼대통령과 오찬을 겸한 독대를 하고 대통령으로부터 포철의 개혁방향을 지시받은 것으로 알려져 포철의 앞날에 적지않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김회장은 이날 김대통령을 독대한 자리에서 「TJ(박태준)색깔을 문민컬러로」 바꾸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신임 김회장의 개혁 드라이브가 전례없이 강할 것으로 보인다.

 ○…김회장의 개혁방향은 4반세기동안 짙게 투영된 「TJ색깔」을 완전히 지우고 새시대에 걸맞는 「MJ(김만제)컬러」로 전환하는 작업에 집약될 전망이다. 26년이라는 짧지않은 기간동안 몸에 밴 유형 무형의 TJ색깔을 벗겨내는 작업이 더욱 강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조말수전임사장의 주도로 곳곳에 나붙었던 각종 TJ구호나 사진들이 내려지고 TJ가 직접 쓴 붓글씨를 이용했던 포철의 사보 「쇳물」지의 표지제호가 전문가의 붓글씨로 바뀌는등 외형적인 탈색작업은 부분적으로 이루어져왔었다. 이제 그 작업이 한층 강도 높게 추진되게 된 것이다.

 김회장은 인사와 조직개편등을 통해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은 구시대적 권위주의 파벌주의를 비롯한 독점기업으로서의 안이한 기업체질을 바꾸는 작업을 집중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포철맨들의 권위의식에 대한 국내 수요업체들의 비난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최근 제2이동통신 지배주주를 선정하는 전경련회장단 회의에서 일부그룹의 회장들이 포철의 2통지배주주선정을 강력히 반대했던 이유중의 하나도 포철의 권위의식에 대한 반발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포철은 현재 질좋은 철강제품을 값싸게 공급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미국 중국 베트남등지에 생산및 가공시설을 갖춰 해외시장개척에도 한발 앞서있다. 따라서 김회장의 채색작업은 기존의 경쟁력을 보완하고 국제화 개방화에 걸맞는 체질전환에 집약될 전망이다. 고객중심이라는 「고객우선」의 영업전략을 고객들이 놀랄정도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충격」 영업체질로 전환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회장은 특히 철강에만 집중됐던 강성이미지의 포철을 이동통신까지 경영하는 부드러운 기업으로 체질전환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있다.

 ○…포철의 민영화와 제2이동통신 경영은 김회장의 가장 우선적인 과제가 됐다. 정부의 포철 민영화방침은 경영진단을 거쳐 최종 확정되겠지만 포철내부에서는 현재 민영화에 강한 반발의사를 보이고 있어 김회장이 이를 풀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창업이래 처음으로 외부에서 영입된 김회장이 특유의 장악력과 경륜, 고위층의 측면지원등을 바탕으로 포철호를 잘 끌어갈 것으로 기대되나 포철의 독특한 기업문화와 기업경영의 경험부족등으로 적지않은 내부반발도 우려되고 있다. 김회장이 내부의 큰 동요없이 TJ색깔을 MJ컬러로 성공적으로 변색시켜 나갈 때 공업의 쌀인 철을 생산하는 포철이 흔들림없이 국가 기간업체로의 자리를 확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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