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금융에 주력… 농어민 이익 못챙겨/「신용」부문 따로떼 별도기관 설립 할수도 한호선농협중앙회장의 구속을 계기로 부각된 농수축협등 농어민 생산자단체의 개혁문제를 놓고 예금 대출 보험등 신용사업과 유통 판매등 경제사업을 어떻게 분리시키느냐가 최대의 현안이 되고 있다.
지난 61년 구농협이 농업은행과 통합하면서 경제사업(협동사업)외에 신용업무가 농협업무에 추가됐다. 그러나 그동안 본연의 업무인 경제사업보다는 신용사업의 확대에 주력한 결과, 농민들에게는 이익을 주지 못하고 소비자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하는 단체로 바뀌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때문에 오래전부터 농수축협의 경제사업과 신용사업의 분리를 추진해왔던 농림수산부등 관련부처는 이번 기회에 이를 확실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농협이 신용사업에 치중해왔다는 점은 매출액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농협은 지난해 매출액이 30조7천1백21억원에 이르렀는데 이중 신용사업(평잔 순증 기준)은 공제사업(수입공제료 기준)을 포함해 17조6천7백90억원으로 경제사업의 13조9백31억원보다 35%가 많았다. 특히 중앙회의 경우 신용사업은 6조5천4백57억원으로 경제사업 3조9천7백83억원의 1.65배나 된다.
○…농수축협의 개편방향과 관련, 최근 농촌경제연구원은 첫째 현행 체제에서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각각 전문화하는 방안, 둘째 신용사업부문을 독립채산제의 책임경영체로 육성하는 방안, 셋째 농수축협의 신용사업부서를 통합해 협동조합은행을 설립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같은 방침에 대해 정작 농협은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비롯된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농협은 신용사업을 확대함에 따라 오히려 농민들에 대한 자금지원이 원활해지고 지난해의 경우 2백33억원에 달했던 경제사업의 적자부문을 신용사업의 흑자(3백63억원)에서 보전해 주었다며 신용사업을 분리할 경우 경제사업이 지금보다도 잘 추진되지 못할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정부부처에서는 농협의 이같은 주장에 어느 정도 수긍을 하면서도 농민들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경제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려면 반드시 신용사업이 떨어져 나가야 할것으로 보고 있다. 남은것은 어떤 형태로 분리하느냐는 문제인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기관을 감독하고 있는 재무부는 농수축협의 신용사업부문을 별도로 분리해 새로운 금융기관으로 만들어야 할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대해 농림수산부는 생산자단체들의 신용사업이 완전히 떨어져 나가면 경제사업에 대한 지원기능을 할 수 없다는 견해를 보여왔다.
○…농협중앙회는 7일 상오 서울 충정로 중앙회 대강당에서 임직원을 비롯, 시도지회장 사업소장 서울시내 점포장등 1천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농협개혁추진을 위한 결의대회」를 가졌다.
농협은 이날 결의대회에서 ▲이번 사태를 거울삼아 개혁의지로 농민조합원을 위한 농협으로 거듭 태어난다 ▲새로운 각오로 심기일전하여 의연하고 단합된 자세로 영농사업등 각종 사업추진에 매진한다 ▲더욱 열심히 봉사함으로써 실추된 명예와 신뢰를 회복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한다 등 3개항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중앙회는 이날 최성교서대구조합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선거관리위원 11명을 위촉하고 선거일공고와 함께 선관위 현판식도 가졌다.【박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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