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동기·배경도 공개를/「간부위한운영」 필연적 귀결/경실련/“길들이기나 괘씸죄 아닌가”/중앙회 대부분의 농민·시민단체들은 농협중앙회 한호선회장 구속에 대해 농민을 위한 농협으로 탈바꿈할 계기라고 전제, 철저한 수사와 농협개혁을 촉구했다.
그러나 일부 중앙회 관계자들과 지회장 회원등은 「농협길들이기를 위한 표적수사」라며 한회장에 대한 심판은 선거를 통해 회원들이 하도록 맡겨두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UR반대운동을 주도해온 「우리농업지키기 범국민운동본부」 장원석집행위원장(47·단국대농업경제학교수)은 『지난해 쌀수입개방에 대한 전국민적 반대운동때 중추역할을 맡아야 할 농협이 오히려 농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며 『한회장구속을 계기로 농민을 무시하는 농협은 근본적으로 개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위원장은 「표적수사」라는 일부 견해에 대해 『농협에 대한 농민의 불만이 계속 증폭돼 왔던 만큼 정치논리에 의해 이 사건의 초점이 흐려지는 것은 농협의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농협이 협동조합 본래의 사명보다 금융업·신용사업등 부대 이권사업에 더 치중해 「농협간부를 위한 농협」이란 비난을 받아왔다』며 한회장구속은 이같은 농협의 비리가 가져온 필연적인 결과라는 입장을 밝혔다.
전성경실련기획실장(37)은 『어떻게든 농협의 환부를 도려내지 않는 한 농촌의 개혁은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것이 경실련의 내부의견이었다』며 『그러나 한회장의 구속에 대해 여러 구구한 시각이 있는 만큼 차후 농협의 체질개선작업을 위해서도 수사 동기와 배경이 명확히 공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농어민후계자중앙연합회(한농련)와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은 이에 앞서 5일 하오2시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농련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수사가 한호선회장 개인문제에만 그쳐서는 안되며 농협중앙회에 대한 성역없는 총체적인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단체는 성명을 통해 『한회장의 비리는 부패하고 관료화된 우리나라 협동조합의 현실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이번 수사는 농협에만 한정되어서는 안되며 축·수·임협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농협중앙회는 6일 정기수수석부회장 주재로 긴급이사회를 열고 농협의 문제점등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했다. 정수석부회장은 회의를 마친뒤 『오늘 회의는 개혁의 시대에 스스로 개혁을 이루지 못했던 농협의 문제점을 찾고 반성하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일부 농협중앙회 직원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어느 조직이나 로비성자금은 있게 마련』이라며 『불합리한 정부지시를 거부해온 한회장에게 괘씸죄가 적용된 것 아니냐』는 불만을 나타냈다.
전남도지회 한 관계자도 『한회장이 지난 UR협상때 정부의 뜻을 거슬려 심하게 반대를 한것이 화근이 된것 같다』며 『현재 수사결과로도 특별히 개인비리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황유석·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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