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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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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켈란젤로의 걸작으로 꼽히는 로마교황청 시스틴성당의 벽화「최후의 심판」의 수복작업이 거의 끝나 금년 부활절부터 일반 공개된다. 지난 80년부터 어느 일본방송국의 자금지원(1백87억원)으로 실시된 수복작업은 후세의 가필등으로 제모습을 잃은 벽화의 원래 모습을 되찾기 위한것이다.◆「최후의 심판」에 대한 가필은 1564년부터 실시된것으로 전해진다. 그 대표적인 예가 그림 오른쪽 아래편에 있는 지옥의 심판자 미노스의 허리에 두른 천이다. 이는 국부를 가리려 후에 그려넣은것이다. 이 부분에만 40개소나 가필을 했는데 이번 작업에선 이중 16개소의 가필부분을 제거했다. 이것은 교황청이 원화의 예술성을 존중해 원화 그대로 미노스의 나체모습을 회복시키려는 획기적인 결단이었다. ◆요즘 교황청은 다시 모습을 드러낸 미노스의 나체를 앞에 두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미노스의 남성상징이 드러난것까지는 좋았으나 미노스의 몸을 감고 있는 뱀이 남성상징의 앞부분을 입에 물고 있는 모습이 너무도 생생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노스의 모델은 미켈란젤로가 작업을 하는동안 심술을 부렸던 마르티네리추기경으로 알려져 있다. 미켈란젤로가 추기경의 심술에 천재화가답게 그림으로 복수했다고나 할까. ◆이같은 미노스의 나체모습에 예술과 품위사이에서 고민하던 교황청은 미노스의 남성상징부분을 다시 덮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교황청의 경직성에 예술성도 모습을 가리게 된것이다. 6일로 탄생 5백19년을 맞은 미켈란젤로도 지금쯤 최후의 판단을 잘못해 자신의 걸작에 흠집을 내게 됐다고 한탄하고 있을지 모른다. 일반공개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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