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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남북경협라인 재구축 본격화/북 「김정우인맥」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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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남북경협라인 재구축 본격화/북 「김정우인맥」 잡아라

입력
1994.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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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개방파… 김일성인척 “실세”/기존 창구는 작년말 대부분 경질 북한의 「대남경협 라인」을 잡아라…. 북핵타결 기운이 무르익고 있는 가운데 남북경협 조기재개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재계는 그동안 축적해온 북한의 대남경제협력 라인에 대한 점검및 재구축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지난 89년이후 주요그룹 종합상사의 북방(북한)팀이나 신규사업개발실및 해외사업팀의 북한담당자들은 통일원의 승인을 받아 중국 홍콩 마카오등 제3국에서 북한쪽 관계자들을 꾸준히 만나왔다. 우리 기업들의 북한인사 접촉은 북한의 1차산품등 단순 물자교역이나 위탁가공무역등의 투자목적도 있었지만 북핵문제 타결에 대비, 북측의 대남경협라인과 계속 접촉을 유지한다는 인적 투자의 의미도 매우 컸다. 재계는 직접접촉과 함께 북한정보에 비교적 정통한 일본 홍콩 대만등지의 해외지사에 북측의 대남경협인맥에 대한 조사·연구를 지시하는등 정보축적에도 적잖은 노력을 기울여왔었다.

 이러한 작업은 지난해 12월 북한의 제9기 6차최고인민회의를 기점으로 일대전기를 맞게 됐다. 재계의 거의 유일한 대북창구였던 김달현정무원부총리겸 국가계획위원회위원장과 북한 초청장의 주요발급처인 고려민족산업발전협회회장인 최정근이 전격 경질됐기때문이다. 결국 우리 기업들이 의존해온 기존 대북라인이 순식간에 무너져버린것이다.

 혼란에 빠졌던 재계는 김달현후임으로 국가계획위원회위원장이 된 홍석형에 관심을 가졌다가 강성산총리 김달현부총리와 함께 「개방트리오」로 불리는 김정우대외경제위원회부위원장겸 대외경제협력추진위위원장에게 비중을 옮겼다. 김일성주석의 이종조카로 제한적개방을 추구하는 강총리의 유임은 예견된 것이었지만 경제정책이 실패한것으로 판정이 났는데도 김정우가 살아남았다는것은 예사롭지 않은 일이기때문이었다. 김정우가 직급은 그리 높지 않지만 김달현과 함께 「실리개방파」의 정통인맥인데다 김주석 고모의 아들이자 허담(91년 사망)의 처남이라는 배경도 재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물론 재계는 정무원무역부 부부장(차관급)을 역임한 이성대대외경제위위원장에게도 관심을 기울였으나 관심도가 김정우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결국 북한의 제9기 6차최고인민회의를 기점으로 재계의 대북경협 라인은 완전히 재구축돼야만 했고 이에 따라 김정우인맥에 대한 연구와 접촉이 추진됐다. 모재벌 종합상사의 북한담당자는 『지난해연말은 물론이고 현재까지도 북핵문제가 완전 타결되지 않았고 또 북한경제팀의 조직재편이 마무리되지 않아 김정우를 주축으로 한 북한의 대남경협라인에 대한 본격접촉은 힘든 상태』라면서도 『김정우인맥의 외곽에 대한 접촉을 꾸준히 시도한 결과, 어느 정도의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의 대남경협라인 접촉및 재구축 작업은 북경을 주무대로 주요재벌 종합상사 임원이 북한측 실무자를 만나는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다.

 한편 최근들어 북한이 종전과 같이 무차별적으로 남한기업인을 초청하거나 합작사업을 추진하기 보다는 시범사업 위주의 선택적 대남경협전략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의 대남경협라인과의 접촉여부가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특히 이미 발급된 40여건의 초청장은 김달현명의나 정부기관 명의로 돼있는데 전자의 경우 그 효력이 유명무실해져 초청장 신규발급이 불가피한 상황이기때문에 북한의 대남경협창구에 누가 더 가까이 있느냐에 대북진출의 성패가 판가름날것으로 보인다.【윤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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