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업체와 제휴… 직원 현지교육/음식조리서 판매·접객법까지 지도 한국인 2세가 경영하는 일본굴지의 도시락업체가 국내의 중소도시락업체에 기술과 경영기법을 전수하기에 열심이다. 일본 전국에 2천5백여 가맹점을 갖고 있는 「본가가마도야」와 국내의 한솥도시락. 두회사의 제휴는 시장개방으로 고전에 직면하게 될 국내 유통업계에 적잖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것은 두회사 경영자들의 개인적 친분으로 출발한 제휴관계가 무료기술이전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본가가마도야」 김홍주사장(50)은 일본에서 나고 자란 한국인 2세로 80년 도시락업계에 뛰어든 후발업체. 그러나 10여년만에 50여개의 선발업체들을 제치고 「호카호카정」과 함께 일본도시락업계의 양대산맥으로 우뚝 섰다. 도시락업계 뿐만 아니라 일본 전체 외식업계에서도 매출액이나 규모면에서 매년 3, 4위를 차지한다. 93년 매출액이 1천3백억엔(한화 약1조원)에 달했다.
김사장이 기술전수를 하기로 한것은 음식맛이 뛰어나지만 빛을 보지 못하고 낭비가 심한 한국의 음식문화를 안타깝게 여겼기 때문이다.
김사장은 67년 서울대에 유학하며 알게된 이후 계속 친교를 맺어온 한솥도시락 사장 이영덕씨(46)가 지난해 도시락시장에 뛰어들자 노하우 전수에 나섰다.
일본사회의 높고 두터운 차별의 벽을 허물고 자신의 꿈을 이룬 김사장에게 이사장은 고국을 위해 무언가를 해줄 수 있는 촉매가 된 셈이다.
가마도야의 도시락값은 3백20엔에서 6백50엔까지 다양하지만 시작때의 도시락값이 현재도 변함이 없다. 부단한 기술혁신으로 재료비나 인건비 상승을 상쇄,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지 않고 양질의 도시락을 제공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또한 고객들이 직접 가게를 찾아와 도시락을 사가는 판매방식을 도입해 불필요한 경비를 최대한 줄였다. 한솥도시락도 이러한 운영방식을 전수받고있다. 한솥도시락은 이사장을 비롯한 2백여명의 직원들이 교대로 일본 현지에 가 경영기법 판매전략 가맹점관리방법은 물론, 점포청소에서 음식조리법 점포내부장식 접객법까지 배운다.
특히 한국음식과 한국인 식성에 맞는 식단을 짜는법, 도시락을 먹음직스럽게 꾸미는 방법, 손님들에게 생소한 테이크 아웃방식에 친숙해지게 유도하는 방법등을 집중적으로 배우고 있다. 신입사원은 입사 한달후 15일간 일본현지연수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가마도야측에서도 1년에 3∼4번씩 사장 전무등이 교대로 한국을 방문, 한솥도시락의 가맹점을 돌며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 주고 직접 조리시범을 보이고 있다.
이사장은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이들의 장인정신을 체득하는것』이라며 『이들의 기술에 가장 한국적 음식을 담아 값싸고 질좋은 도시락을 제공해 우리 음식문화개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김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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