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은 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했다. 김대통령은 지난해에도 취임한지 닷새 뒤 이 기념식에 참석했었다. 대통령의 국경일 참석이야 당연한 일이기는하지만 이 역시 문민정부들어서 새롭게 달라진 것들중 하나이다. 과거 군출신 대통령시절, 너무도 오랫동안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경축일 기념사를 대신 읽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속에 남아 있어 달라졌다는 느낌이 더하다.
김대통령은 기념식이 끝난 뒤 동작동 국립묘지를 찾아 애국지사묘역과 임정 묘역을 참배했다.
문민정부가 상해 임정의 법통을 잇는 정통정부임을 선언한 그 자긍심과 민족적 자부심의 발로일것이다. 김대통령의 자신감은 이날 읽은 기념사에서 더욱 강하게 드러난다. 그리고 그것은 일본에 대한 태도로 집약돼 나타났다. 김대통령은 『지난날의 감정에 연연하고 있어서는 안된다』며 『과거를 교훈으로 삼아 미래를 향해 앞으로 전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독립선언서에 나오는 『일본의 죄를 징계코자 함이 아니오, 일본의 소의를 책하고자 함이 아니며 과거의 원한을 풀고자 함도 아니다』는 구절을 인용하기도 했다. 자신감과 민족적 긍지를 가지고 일본과 당당하게 경쟁해 나가자는 호소였다. 김대통령은 한일과거사문제에 대해 『일본이 책임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 스스로 알아서 할 일』이라는 입장을 보여 왔다. 과거 정부라면 좀체 하기 힘든 말이다.
그렇지만 정통성있는 문민정부의 자신감만으로도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미묘한 측면을 지니고 있는게 한일관계임을 김대통령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는 지난번 취임1주년 기자회견때 일본문화의 수입개방문제에 대해 『방법과 시기를 검토해야 한다』며 「일도량단」식의 답변은 유보했다. 앞으로 나아가자면서도 뒤돌아 보아지는게 한일관계이다.
이런 감정의 편차를 어차피 인정하면서 극일하는 길은 결국 우리가 강해지는 수밖에 없다. 김대통령도 기념사에서 이점을 강조했다.『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것이 순국선열들의 희생에 보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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