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환경단체들은 1일 청와대가 내려다 보이는 인왕산 등성에서 대통령에게 들리도록 문민정부의 「반환경적」환경정책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대통령이 듣고서 『씰 데 없는 소리』라고 외면했는지,그저 등산객들이 환호하는 소리로 착각하고 『경제를 학실히 살리겠습니다』고 손을 흔들었는지 알 수 없지만. 요즘 민간환경단체는 물론 환경처 공무원들도 「경제」란 말만 나오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다. 반대로 경제부처관료들과 기업인등 경제우선론자들은 「환경」얘기만 들으면 『무슨 소리』라는 식으로 고개를 돌린다.
최근 열렸던 당정협의회에서 자연보전권역 지정문제를 논의했던 박흔환경처장관은 허겁지겁 출입기자실을 찾아와 『건설부와 경기출신 국회의원들이 자연보전권역을 축소시키라고 난리』라며 『내 힘으로는 팔당상수원보호가 어려우니 도와달라』고 하소연했다. 말이 당정「협의」지, 「협박」을 당하다시피 했다는 후문이다.
환경처가 제법 의미있는 환경정책구상을 내놓으면 건설부 상공자원부등 힘깨나 쓰는 경제부처의 집중공격을 받아 순식간에 허물어진것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환경관리인 의무고용완화 ▲배출시설 사전허가제의 신고제 변경 ▲대기환경기준강화 연기등 환경규제완화와 그린벨트내 행위규제완화조치등. 모두가 「경제우선」 논리가 환경규제의지를 누른것이다. 낙동강오염소동을 겪고서 환경처기구를 확대하고 예산을 늘렸다지만, 그야말로 「눈가리고 아웅」이다.
김영삼정부의 환경정책은 5·6공때보다 후퇴했다. 환경과 경제를 천칭이나 시소처럼 한쪽이 올라오면 다른 한쪽은 반드시 내려가야 하는것으로 인식한 결과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환경은 더 이상 어떤 명분으로도 뒷전에 밀어 놓아서는 안되는 절박한 상태에 와 있다. 환경과 경제는 이제 「두 마리의 토끼」가 아니다. 먼저 좇아야 할 토끼는 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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