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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이냐”“실리냐”수차례 엎치락 뒤치락/2통지배주주 포철낙착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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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이냐”“실리냐”수차례 엎치락 뒤치락/2통지배주주 포철낙착까지

입력
1994.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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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심사선 포철우세… 언론보도후 다시 “원위치”/회장단도 양분…코오롱 막판 포기종용받고 백기/전경련 첫 「자률시험」 일단합격 제2이동통신 지배주주 결정문제는 지난 22일이후 1주일 가까이 엎치락 뒤치락을 거듭하는 혼전 끝에 포철로 낙착됐다. 22일까지 포철로 내정됐던 2통지배주주가 23일 전경련회장단회의에서 다시 뒤집히고 이후 공은 포철과 코오롱을 오가며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는 긴박감의 연속이었다.

 2통지배주주문제가 전경련의 분열상으로 비쳐지면서 이상기류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23일 승지원에서 열린 6차회장단회의. 이날 회의에는 최종현 전경련회장과 삼성그룹 이건희회장 김우중 대우그룹회장 김석원 쌍용그룹회장 김각중(주)경방회장 신명수 동방유량회장 조중건 한진그룹부회장 조규하 전경련부회장 등이 참석했고 말레이시아에 출장갔던 정세영 현대그룹회장도 이날 하오4시30분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회의장으로 직행해 회의에 합류했다. 

 이날 회의는 당초 「2통―포철」이란 22일까지의 방침을 최종 추인하고 가볍게 환담하기 위해 열렸다. 그러나 식사를 마친 8시께부터 회장단회의의 분위기는 돌변했다. 7시뉴스에서부터 서서히 나오기 시작한 2통―포철내정설이라는 보도가 8시뉴스부터는 2통―포철확정 쪽으로 전해지는등 언론에 포철이 내정된 것으로 보도되자 일부 회장들은 『언제 우리가 이런 결정을 내렸느냐』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때부터 회장단의 의제는 2통지배주주문제로 집약됐고 의견은 크게 둘로 갈라졌다. 최회장이 2통―포철이라는 입장에 섰고 삼성그룹 이회장과 현대그룹 정회장이 최회장의 입장에 반기를 들었다. 특히 현대그룹 정회장은 「포철불가」를 강력히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회장단들은 말도 못꺼낼 정도로 세 회장의 격렬한 논리싸움이 3시간 가까이 계속됐다. 

 포철이냐 코오롱이냐에 대한 이날 회장단 논쟁의 초점은 모양과 실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회장은 실력의 우열을 기준으로 정하고 여론을 따름으로써 모양을 갖추자는 것이었고 다른 두 회장은 『민영화라는 당초 2통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공기업성격을 가진 기업보다는 경영권이 확실한 기업을 정해야 한다』는 실리론을 내세웠다. 2월14일부터 시작된 전경련 합동심사전까지 우세하던 코오롱이 18일 합동심사 직후부터 포철에 밀리다가 다시 역전하는 모습이었다. 

 18일부터 포철이 코오롱을 압도하기 시작한 것은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9명중 6명이 포철을 2통지배주주 적임자로 평가했기 때문이었다. 이에따라 전경련 최회장은 코오롱 쪽이 포기할 것으로 보고 의견을 모았는데 이날 회의에서 다시 원점으로 회귀하고 만 것이다.

 24일 『현재까지 결정된 바 없다』는 전경련 조부회장의 원점회귀공식선언이후 25, 26일 이틀동안 전경련은 마땅한 합의중재없이 냉각기를 가졌고 27일 하오부터 다시 코오롱에 지배주주경쟁 포기를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의 포기종용의사를 몇몇 회장으로부터 재차 확인한 이동찬 코오롱그룹회장은 27일 자정께 결심을 굳혔고 28일 상오7시부터 이웅렬 코오롱그룹부회장은 조말우 포철사장을 만나 경쟁포기와 함께 지분문제 등을 논의한뒤 전경련에 통보함으로써 5년여에 걸친 「2통경쟁」의 대단원이 막을 내렸다.

 이번 결정은 복합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우선 정권을 달리하면서까지 관심을 모은 대형이권사업을 재벌의 이익단체인 전경련이 결정함으로써 재계가 자율능력을 저울질한 정부의 첫 시험을 무사히 통과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국내 재계가 어느 정도 홀로 설 수 있다는 사실을 정부와 국민들에게 확인시키고 앞으로 계속될 공기업 민영화나 정부의 각종 경제정책에서 재계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경련은 그러나 이번 2통사업권자 선정과정을 계기로 자율조정능력을 발휘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진정한 「홀로서기」를 위해서는 묵은 때를 벗겨내는 작업과 투명성 확보 및 균열된 재계의 결속을 다져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됐다. 막판까지도 합의라는 모양만을 중시해 뚜렷한 원칙도 없이 밀실에서 일을 처리했고 어정쩡한 입장으로 재벌기업간 단합에 금이 가도록 했다는 점 때문이다.【이종재기자】

◎이동통신사업허가 추진일지

90. 7 체신부 이동통신경쟁도입 방침 확정

91. 7 관련법(전기통신기본법·사업법) 개정

92. 4 이동통신허가신청 공고

92.6.26 이동전화사업허가신청 접수마감

92.7.29 1차심사결과 발표

92.8.20 최종심사결과 발표(주사업자 선경)

92.8.27 선경 사업권 포기

92.8.28 사업자 선정 백지화및 차기정부로 이관

93. 6 사업허가 재추진일정 발표

93.12.10 1통(한국이동통신)민영화및 2통 단일컨소시럼방식 채택 발표

93.12.30 전경련에 단일컨소시엄구성 의뢰

94.1.11 1통주식매각 공고

94.1.17 선경 2통사업참여 포기

94.1.26 선경1통주식 23% 매입

94.2.4 전경련 2통 컨소시엄안접수마감(포철 코오롱 금호 3 개사 참여

94.2.14 전경련 합동서류·면접심사

94.2.22 전경련 회장단회의서 포철로 내부결정

94.2.23 전경련 회장단회의의 내부결정에 대해 일부총수들 반 론 제기

94.2.24 전경련,지배주주 결정된바 없다고 밝히고 28일 최 종결정방침 발표

94.2.28 전경련 2통 단일컨소시엄확정(지배주주 포철,제2대 주주 코오롱)및 체신부 통보

94.6 체신부 2통사업 정식허가(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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