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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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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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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키니」하면 비키니수영복과 그 이름이 유래한 남태평양 마셜군도의 비키니환초를 떠올리게 된다. 두 이름엔 평화로움이 깃들어있다. 적당히 가리고 아무 구애도 받지않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마셜군도 원주민들의 모습이 그 이름속에 있는것이다. ◆이처럼 평화스럽기만 했던 비키니환초 상공에 40년전 오늘(1954년3월1일)새벽 섬광이 번쩍한다. 이 일대의 평화가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미국이 이날 이곳에서 인류최초의 수소폭탄실험을 한것이다. ◆그 위력은 히로시마(광도)에 투하됐던 원자폭탄의 7백50배로 미국 실험관계자들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위험구역밖에서 작업을 하던 실험관측반원 28명을 비롯,일본어선승무원 23명, 비키니환초 동쪽의 론겔라프도와 우트릭도 주민 2백39명이 방사능 재를 뒤집어쓰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론겔라프도 주민들은 고향을 등지고 근처 섬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야 했다. 3년후 고향섬을 찾았으나 방사능이 남아있어 다시 떠나야했다. 현재 이들은 고향섬에서 남쪽으로 2백 떨어진 크와제린환초의 매잣도에 정착, 방사능후유증과 싸우면서 고향으로 돌아갈 날만 기다리고 있다. ◆우연의 일치이지만 오늘부터 북한핵의혹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이 시작된다. 이번 사찰은 40년전 평화를 앗아간 비키니환초의 핵악몽과 달리 북한의 핵의혹으로 흔들리기 시작한 한반도등 동북아의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것이다. 지난1년간 전세계가 북한의 「핵장난」에 놀아났다. 이번만은 북한이 비키니환초의 불행이라도 떠올려 핵사찰에 모든 협조를 다해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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