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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참자(사설)

입력
1994.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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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보수 명예직으로 되어있는 지방의회 의원들이 월급을 달라고 요구한것은 3년전 선거가 끝난지 얼마 안돼서였다. 그들은 그동안 여러차례에 걸쳐 기회 있을 때마다 월정보수문제를 제기했고 작년부터는 유급 보좌관 신설까지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때마다 여론의 반대에 부딪쳐 무산되곤 했었다. 자기고장을 위해 봉사하는 무보수 명예직이라는 당초의 취지를 잘 알고 출마했던 사람들이 이제와서 보수와 보좌관까지 달라고 하는것은 무리한 요구가 아니냐는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여론의 화살에도 불구하고 지방의원들은 끈질기게 로비를 하면서 같은 요구를 되풀이해왔다. 그결과 여야 정당에서도 그들의 요구를 외면할 수 없어 들어주기로 대체적인 합의가 이뤄진것 같은 눈치가 보인다. 정치관계법협상을 벌이고 있는 국회의 6인실무대표들간에 이미 잠정적으로 의견접근이 되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여론의 눈치를 살피며 최종적인 공식화 절차를 기다리고 있는것 같다.

 지방의원들에게 본래의 취지와 정신에 입각해서 무보수 명예직으로 일하도록 수차 권유한바 있는 우리로서는 이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것같은 이 문제에 대해 한마디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전히 반대입장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는것이다.

 이유는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기초의원 4천3백4명에 광역의원 8백66명을 보태면 모두 5천명이 훨씬 넘는다. 이들에게 월정보수를 준다고 할때 수십만원씩 줄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백만원대의 월급을 줄 경우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다. 그리고 광역의원의 보좌관까지 월정보수를 받을 경우 소요 예산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세금을 더 내야하는 국민 여론이 어느정도 용납할지도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또한 매달 봉급을 받고 있는 상근공무원처럼 지방의원과 그 보좌관들이 생업을 그만두고 의정활동에 전념하는것도 아니다. 월정보수와 유급보좌관이 의정활동을 충실히 수행하는데 도움이 된다는것은 우리도 잘 안다. 그러나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지금 박봉도 동결하는 근검절약으로 가고 있다. 모든 정부기관들이 예산절약을 위해 기구와 인원을 축소조정하고 있는게 오늘날의 우리 현실이다.

 김영삼대통령부터 칼국수를 들며 예산절약에 앞장서고 있다. 무보수 명예직의 불편을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지만 우리는 지금 고통분담시대에 살고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월정보수나 유급보좌관이 언젠가는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에 우리도 동감이다.

 그러나 국가형편상 지금 당장은 때가 아닌것같다. 조금 더 참자. 그대신 현재 부정기적으로 받고있는 활동비의 증액등 다른 대안을 모색해볼 수도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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