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긴급중재 PLO수락/아라파트 과격단체 무마 부담/라빈은 야정치공세 제압 명분 팔레스타인자치 출범의 전도에 먹구름이 끼고있다. 25일 발생한 헤브론사원의 총기난사 사건이 성사단계에 다다른 팔레스타인자치 협상과정에 부정적인 변수로 돌출한 까닭이다.
그러나 지난 9일 카이로에서 부분 가조인상태까지 이른 팔레스타인 자치이행협정이 이번사건으로 완전무효화되거나 협상자체가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을것이라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다만 양측 지도자인 이츠하크 라빈이스라엘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장이 공식협정문서로 체결하는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없다.
자치협정 체결이 대세라는 전망은 ▲양측지도부의 사태파장 축소노력 ▲미국의 발빠른 중재 ▲라빈의 정치적 입지확대등 크게 3가지 배경에서 유추된다.
우선 라빈총리는 이번 사건을 「정신이상자의 우발적인 행동에 따른 불상사」로 규정하면서 PLO측에 이미 공식사과의사를 전달했다. 강경파의 정치공세를 의식한 아라파트의장도 대외적으로는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있지만 사태확대를 우려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사태발생이후 PLO가 25일 워싱턴에서 자치협상을 긴급재개하자는 클린턴미대통령의 긴급제안에 동의한 사실도 이같은 맥락이다.
팔레스타인과의 공존노선을 추구해온 라빈총리는 오히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운신의 폭이 넓어진 느낌이다. 팔레스타인 자치를 반대하는 호전적인 유대인 정착운동이 약화되면서 야당인 리쿠드당의 정치공세를 제압할 명분을 얻은 셈이다.
반면 PLO측에선 아라파트의 독보적 위상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전망이다. 이번사건의 피해자격인 팔레스타인측의 반이스라엘 감정이 극도로 격앙돼있는데다 팔레스타인내 극렬그룹이 자치반대 움직임을 본격화할 게 분명하다. 따라서 아라파트의장은 사태의 국면전환을 위해서도 이스라엘과 자치협상을 가속화하는 방법외에 별다른 대안이 없는 형국이다.
물론 여기에는 중요변수가 상존한다. 만약 이번 총기난동사건에 이스라엘군이나 보안세력이 사주한 증거가 확인될 경우 자치협상은 극단적인 상황으로 흐를 개연성도 있다.
지난 6개월동안 계속된 자치이행협상은 막바지단계에서 ▲이스라엘 점령지내 예리코시의 자치범위문제 ▲12만 이스라엘정착민의 안전보장문제 ▲팔레스타인 자치경찰의 규모와 무장정도문제등 수개의 사안만이 미결로 남은 상황이다. 그간 양측의 이해가 대립돼온 38개의 쟁점중 34개는 이미 타결됐다.
이같은 미결과제에 관한한 향후 협상과정에서 PLO가 주도권을 가질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특히 예리코의 범위(PLO 3백㎢:이스라엘 55㎢), 팔레스타인 병력규모(1만:6천명)문제등 첨예한 사안에서 PLO측은 헤브론참사에따른 보상을 협상테이블에서 반대급부로 취하겠다는 다짐이다.【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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