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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투자가 한국 외면한다”/월스트리트 저널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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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투자가 한국 외면한다”/월스트리트 저널 보도

입력
1994.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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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규제엄격·비우호적… 베트남에 밀릴듯 한국은 목전의 이익을 추구하는 보호주의 정책과 중상주의의 타성에서 벗어나지 못해 외국투자가들에게는 아시아에서 가장 매력없는 나라로 외면당하고 있다고 미 월 스트리트 저널지가 25일 보도했다.

 「한국, 아시아의 경쟁에서 입지 상실」이라는 제목의 워싱턴발 기사를 통해 외국투자가들에 대한 한국의 폐쇄적 태도와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한 저널지기사의 주요내용을 소개한다.

 25년전 미국을 도와 베트남과 싸워 패배했던 한국이 요즘 베트남과 또다른 전쟁을 벌이고 있다. 외국 투자유치 및 기술도입 경쟁에 나서고 있는것이다.

 한국은 이번 전쟁에서도 패배할지 모른다. 한국은 동아시아에서 해외투자가들에게 가장 매력없는 국가가 된 반면 베트남은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중국 말레이시아 태국등 아시아의 모든 국가가 기회와 장애물을 저울질하는 외국투자가들에게 한국보다 더 매력적으로 비쳐지고 있다.

 외국투자가들에 대한 한국정부의 태도는 노골적일 정도로 비우호적이다. 한국은 외국인들의 활동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이같은 보호주의는 한국이 국제경쟁력을 갖춘 경제를 구축하는데 도움을 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벌써 심각한 문제들을 야기시키고 있다. 

 로버트 젤릭 전미 국무차관은『수출지향의 한국 경제구조에 있어 가장 위험한 부산물은 이익만을 노리는 중상주의적 분위기』라며 『지난 40여년간 젖어온 이같은 분위기가 한국에 대한 국제적 이미지를 끔찍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한국인은 섬나라적이고 심지어 외국인에게 적대적이라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한국인의 이같은 생각은 외국투자가를 침략자인것처럼 배척하고 규제하기 위한 복잡한 규정에 반영되어 있다. 외국투자가들은 한국에서 철수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2백20개 외국업체가 총 3억6천9백만달러의 대한투자액을 거둬 들였고 52개 업체가 완전히 한국을 떠났다. 철수결정을 한 기업중에는 제너럴 모터스, 굿이어 타이어, 알코 케미컬등이 포함되어 있다.

 『한국서 합작투자한 미기업치고 성공한 기업은 하나도 없다』는 한 미국 기업인의 말은 현실을 과장한 것일지는 몰라도 한국에 대한 인식을 과장한 것은 아니다.

 한국정부는 외국투자, 특히 미국투자가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 도약에 필요한 첨단기술을 자력 개발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합작투자는 또한 한국기업이 독자적으로 개척하는 것보다 훨씬 넓은 해외시장으로의 접근을 가능케 한다.

 정치적 이유도 있다. 통일이 이뤄질 경우 통일비용을 분담하고 안정 유지를 도와줄 외국 친구들이 한국은 필요하다. 한국에서 영업하는 미국인들은 이때 워싱턴에서 유력한 로비이스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독일통일 당시에도 그랬다. 일부 한국인들은 더 많은 미국기업들을 한국경제에 보다 깊이 끌어들이지 않음으로써 전략적 실책을 범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영삼정부의 개방정책은 아직 충분치 않은것 같다. 워싱턴 소재 국제경제연구소의 에드워드 그레이엄씨는 『한국정부의 개방계획이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한국은 다른 아시아국가들에 비해 여전히 덜 개방적인 국가로 남아 있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뉴욕=김수종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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