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먼저 버렸다” 설득력 없어/도주경로 행적규명 증거도 전무 국제종교문제연구소장 탁명환씨 피살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범인 임홍천씨(26)가 범행에 사용한 칼을 찾아내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했다. 그러나 단독범행이라고 주장하는 임씨의 범행정황과 증거물 유기과정등에 대한 진술에 의문점이 많아 공범 및 배후여부에 관한 의혹은 여전하다.
임씨는 칼을 버린 시점에 대해 『강릉에서 서울로 올라온 19일 하오10시께 대성교회로 가는 길목인 구로구 개봉동 철산교 하천에 버렸다』고 말했다. 또 『서울로 올라오던 도중 영동고속도로변에 마스크등을 버렸다』고 진술했다.그러나 탁씨 살해에 사용한 칼은 버리지 않으면서 마스크등을 먼저 버렸다는 것은 일반 범죄자의 행태로 보아 납득되지 않는다. 경찰은 이에 대해 『군시절부터 아끼던 물건이라 그랬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설득력이 없다.
임씨가 범행당시 마스크와 안경을 착용했다는 부분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범행직후 도주하는 것을 본 사람이 없다고 주장하다가 뒤늦게 목격자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특히 범행직전 목격자는범인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진술해 임씨의 진술과 상반된다. 이 부분은 『범행후 아파트옆에서 20∼30대 여인과 마주쳐 서로 놀랐다』는 임씨 진술을 토대로 할때 20∼30대 여인이 실마리를 풀어줄 것으로 보인다.
임씨가 범행후 도주경로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대목. 올림픽대로 속초 강릉을 배회한 그의 행적을 뒷받침할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범행직후 올림픽대로를 오르내리다 강원도 곳곳을 무작정 차를 몰고 다녔으며 하루만에 다시 상경해 교회로 돌아왔다는 진술은 확인되지 않았다.
범행동기와 관련, 임씨는 『기사대기실에서 혼자 「PD수첩」을 봤다』고 진술했으나 기사대기실에는 TV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살인을 한 사람이 유유히 뒷문을 통해 『대성교회로 돌아와 숙소에 누워 있었다』는 경위도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다.
경찰은 『임씨는 탁씨가 93년 4월 「현대종교」에 총회신학교 이모교수의 강의를 이단으로 비판, 학교에서 쫓겨나는 것을 보고 탁씨를 기독교발전 저해인물로 단정했다고 범행동기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제종교문제연구소에 의하면 이교수 비판기사는 예장통합보수파의 김수영목사가 93년 3월호에 썼으며, 4월호에 이교수가 반박기사를 실어 『김목사의 비판을 좋은 충고로 받아들이겠다』고 수용한 단순한 신학논쟁이었다는 것이다.
경찰은 또 『탁씨가 93년 4월이후 2개월에 한번씩 대성교회 비판기사를 게재한데 임씨가 반감을 품었다』고 했으나 연구소측은 93년 2월 탁씨의 자전에세이 「진실과 정의는 승리한다」에 대성교회가 언급된 이후 한번도 대성교회 관련기사가 실린 적이 없다고 밝혀 임씨 진술에 의혹이 가중되고있다.【황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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