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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게임의 양면성/TIME·2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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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게임의 양면성/TIME·2월28일자

입력
1994.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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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찍보다 당근」 아직도 늦지않다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보유한 상태라면 서방측은 어떻게 할것인가.

 김일성은 지난주 국제원자력기구(IAEA)측에 허울좋은 항복을 했다. 주요 핵시설을 배제한 일부 지역의 사찰수용만을 약속했을 뿐이다. 이로인해 북한의 핵개발의혹이 다소 해소될지 모른다. 그러나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확보했다면 빌 클린턴미대통령은 어떻게 이 문제에 대응할지를 숙고해야 한다.

 우선 일각에서 추정하는대로 북한이 조잡한 수준의 핵무기 두개를 가졌다고 가정하면서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주요당사국의 입장과 행동을 짚어보자.

 한국은 김일성을 궁지로 모는데 반대한다. 서방측이 북한에 경제제재라도 가할 경우 위기에 몰린 북한의 제1 공격목표가 될 수있는 까닭이다. 서울측은 하지만 최소한 경제적으로 피폐된 북한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있다.

 일본 역시 현상유지에 흡족해하고 있다. 미국과 공동 안보협정을 맺고있는 일본은 국방예산을 최소화하면서 북한의 핵공격능력에 대한 방호조치 개발구상조차 혐오하고 있다.

 중국도 북한핵문제의 혼미 국면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최혜국 대우유지를 위한 포석이다. 『중국이 평양에 건설적 압력을 가할수 있는 유일한 존재로 계속 인식될 경우(무역최혜국대우의 경신)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북경당국은 염두에 두고있다』 미행정부의 중국관계 전문가의 설명이다. 설사 북한측의 행동변화에 중국이 기여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제시되더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미국의 입장은 무엇인가. 대외적으로는 시끄럽게 떠들고있지만 실제로 미국은 북한핵보유역량을 가볍게 접어둔듯 하다. 찰스 라슨미태평양함대사령관은 『(북한이)무엇을 갖고 있을지 모르지만 군사적으로 중요치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정치적으로는 분명히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도록 방치해선 안된다』고 지난 11월 공언한 클린턴 대통령은 한국전을 전후해 당시 한반도 상황을 오판했던 해리 트루먼전행정부의 정책과오를 되새기고 있다. 트루먼전대통령이 미리 대처하지 못해 한국전에 따른 피해규모가 엄청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작금의 핵문제를 둘러싼 한반도상황은 한국전당시와는 다르다. 일본의 한 외교관은 미국의 대북전략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이렇게 피력하고 있다.

 『오늘날 (미국은 북한에대해) 보다 유연해져야 한다. 김일성의 최대 노림수는 정권생존이다. 50년대 한국전과는 달리 「승리」의 의미는 다르다. 김은 90년대 승리가 무력충돌보다는 아시아의 경제성장에 동참해 얻을 수있다는 사실을 알고있다.

 클린턴은 이미 한가지의 실수를 저질렀다. 클린턴은 진작에 북한에 「핵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말하면 믿어주마」라고 김일성에게 통보한뒤 조용히 뒷거래를 시작했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게 공공연해진 상태인데다 양측의 자존심대결마저 걸려 사태해결이 더욱 힘들게 된것이다』

 하지만 미국측의 유연대응이 완전히 시기를 놓친것은 아니다. 북한핵문제가 한반도상황에 국한된게 아니라 핵제조기술의 전세계 확산가능성이라는 엄청난 파장을 안고있기 때문에 이제부터라도 미국이 신중히 대처해야 한다.

 북한이 전쟁보다 경제부흥에 관심이 있다면 클린턴은 「제2의 기회」를 포착한것이다. 클린턴은 전세계의 다른 「깡패」지도자들이 김일성의 뒤를따라 핵개발에 나서기전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

 물론 이러한 유화책은 항상 성공적이지 않을것이다. 이라크도 그런 경우였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국가가 적을수록 세계평화의 전망은 밝다는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핵을 보유하겠다고 나서는 세력과 교섭하는 시점은 이들이 진짜 핵무기를 만들기전임을 미국은 명심해야 한다.【정리=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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