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사용칼 버린곳 등 진술 계속엇갈려/“5명 공모” 등 잇단제보 국제종교문제연구소장 탁명환씨(57)를 혼자 살해했다는 대성교회 운전사겸 잡부 임홍천씨(26)의 진술은 어디까지가 사실인가. 검찰이 21일밤 경찰에 임씨의 범행사실을 구체적으로 입증토록 수사보강을 지시한것은 범행의 동기 및 경위에 대한 상식적 의문을 풀기에는 수사가 미진했기 때문이다.
검찰과 경찰은 범행정황으로 보아 임씨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 범행을 사주한 사람이나 공범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22일 대성교회 목사 조종삼씨(32)로부터 『달력을 태우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받아내고 조씨를 상대로 공모여부등을 조사중이다.
경찰은 특히 『임씨는 운전만 했을 뿐 탁씨와 대립관계인 종교집단이 공모했으며, 범행에는 모두 5명이 가담했다』는등 구체적인 내용의 제보 10여건이 접수돼 이 부분에 수사를 집중하고있다. 경찰은 제보내용 가운데는 범행정황이 뚜렷한 것도 많아 필요할 경우 관련자들을 임의동행, 사건관련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이 공범여부등에 다시 수사의 포인트를 맞추는 것은 범행동기와 범행계획에서 도주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에 대한 임씨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고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탁씨와 대성교회간의 80년대중반에 있었던 갈등을 90년부터 교회에 나오기 시작한 임씨가 어떻게 알게 됐고, 설령 알았다해도 살인이라는 극단적 행동으로까지 옮긴 동인에 설득력이 없다는것이다.
경찰은 이 점에서 임씨가 범행에 가담하고 혼자 죄를 뒤집어 쓴데는 종교집단 특유의 암시가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있다.
또 임씨가 범행에 사용한 등산용 칼을 『한강다리에서 버렸다』 『흑석동 원불교회관 부근에 버렸다』고 횡설수설, 범행을 자백해 놓고도 경찰의 물증확보를 어렵게 하고있는 점도 사전에 공범과 치밀한 모의를 했을 가능성을 말해준다.
연고도 없는 속초로 피신했다가 하루뒤 교회로 돌아와 경찰에 검거됐으며, 하필 자신의 이름이 적힌 달력을 찢어 쇠파이프를 감는데 사용한것도 임씨의 단독범행조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정황들이다.
뿐만아니라 쇠파이프와 등산용칼을 혼자서 사용해 범행을 2분만에 끝낸점, 사건발생당시 3명이 탁씨 아파트 뒤편에 차를 대기하고 있었고, 같은 시간 현장부근을 급하게 빠져나간 사람이 임씨와 체격등이 다르다는 목격자들의 진술과도 상반되는등 의문이 많다.
여기에 탁씨를 곧장 뒤따라가 살해했다지만 아파트 경비원은 뒤따라간 사람이 없었다고 진술, 임씨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케 한다.
경찰은 숨진 탁씨와 원한관계에 있는 종교계인사들에 대한 광범위한 자료를 수집, 이 가운데 대성교회측과 연관돼 있거나 임씨와 관련된 인사들을 추려내 이들의 최근 행적등을 조사할 방침이다.【황상진기자】
◎대성교회 사과문발표
대성교회장로 30여명은 21일 하오7시께 교회내 장로회관에서 회의를 열고『이번 사건에 우리 교회가 관련된것은 아니지만 신도 임홍천씨가 범인으로 밝혀져 국민과 한국교회에 심려를 끼쳐드린데 대해 깊이 사과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장로들은 성명에서 또『사건 수사과정을 좀더 지켜봐야 겠지만 교회 직원이 살인사건에 개입되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금할 길 없다』며 『특히 탁소장의 유족들에게 돌이킬수 없는 슬픔을 안겨준데 대해 심심한 사죄를 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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