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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소녀가장 제주 나들이/본사주최 2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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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소녀가장 제주 나들이/본사주최 2백명

입력
1994.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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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는 처음”설렘의 첫밤【제주=허태헌기자】 역경을 딛고 꿋꿋이 살아가는 소년소녀가장 2백명이 22일 하오 5시20분 아시아나항공 819기편으로 꿈에 그리던 제주도에 도착, 2박3일간의 나들이에 나섰다. 

 한국일보사가 창간40주년과 세계가정의 해를 맞아 주식회사 재능교육과 아시아나항공사의 후원으로 주최한 견학행사에는 한국어린이재단의 추천을 받은 서울 성남 부천등 수도권지역의 모범 소년소녀가장들이 참가했다.

 김수남소년한국일보사장이 인솔한 견학단이 제주공항에 도착하자 이만의제주부지사가 감귤3백㎏을 전달하며 이들을 환영했다.소년소녀가장들은 5대의 관광버스편으로 한라산 서부횡단도로를 따라 중문관광단지로 가 임페리얼호텔에 투숙했다. 소년소녀들은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경관과 이른 봄의 정취에 흠뻑 빠져 설레는 표정이었다. 

 이들은 23일부터 천지연폭포 여미지식물원 협재굴 정방폭포등을 둘러보며 제주견학을 하게 된다.  이태훈군(14·배재중1·서울 강동구 고덕1동 534)은 『난생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온 제주도가 딴 세상같이 느껴진다』며『아버님과 같이 왔으면 더 좋았을것』이라고 말했다.

 태훈군의 아버지 이영길씨(40)는 83년 「망막색소변성증」에 걸려 조금씩 시야가 흐려지다 지금은 거의 실명상태에 빠진 시각장애인. 이씨가 갑자기 시력을 잃자 어머니마저 이혼한뒤 가출해버려 태훈군은 졸지에 가장노릇을 해야 했다.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된 이군 가족은 한달에 12만원 정도의 보조금을 받으며 후원자가 마련해준 한칸 방에서 어렵게 살고 있다.

 태훈군은 『지난달부터 아버지가 인천맹인특수학교에서 안마와 지압을 배우고 계시다』면서 『장래에 훌륭한 기술자가 되어 아버님을 편안히 모시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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