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진감독 「마부」이래 33년만의 쾌거/본상아니지만 대상다음 은곰상에 해당 장선우감독의 「화엄경」이 제44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특별상부문의 알프레드 바우어상을 수상, 유럽무대에 한국영화의 위상을 한껏 높였다.
이 영화제 창설공로자중 한 사람인 알프레드 바우어를 기리는 이 상은 최우수작품상·심사위원대상·감독·남녀주연·업적상등 본상 6개부문은 아니지만 그랑프리 다음의 은곰상(우수작품상)에 해당한다는 것이 영화제 집행위원회측의 설명이다.
집행위원회측은 『「화엄경」 은 영화예술의 새로운 전망을 제시한 영상미가 뛰어난 영화』라고 시상이유를 밝혔다. 따라서 비록 본상은 아니지만 촬영기술등 우리영화의 우수성을 널리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새해 한국영화계에 준 값진 선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이번 「화엄경」의 수상은 61년 강대진감독의 「마부」가 베를린영화제 특별부문상을 받은 이래 33년만의 일이어서 더욱 값진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화엄경」은 지난 17일 첫시사회 이후 베를린 모닝포스트지의 『상징적 기호, 아름다운 화면이 넘치는 작품』이라는 평과 함께 개막작품인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리틀 부다」에 비해 보다 깊이있는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본상을 수상하지 못해 세계영화제의 벽이 아직도 높다는 것을 실감케했다.
이 영화제에 대표단으로 참가한 영화진흥공사 이정호이사는 『우리영화가 할리우드 출품사들의 물량공세와 유럽영화계의 보호주의적 경향에도 불구하고 특별부문상을 수상한것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기뻐했다.
장선우감독은 『신문평등을 통해 희망을 가졌으나 정작 수상은 예상치못했다』며 『동양적 철학을 담은 작품으로 수상하게 돼 더없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시사회후 폴란드 TV를 비롯, 유럽각국의 매스컴으로부터 인터뷰요청을 받는등 관심을 모아 현지 관계자들이 일찍이 수상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아제아제 바라아제」로 모스크바영화제 여우주연상, 「서편제」로 제1회 상해영화제 감독상·여우주연상을 수상한데 이어 「화엄경」으로 세계3대영화제에서 수상하는 기록을 세운 태흥영화사의 이태원사장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한셈』이라며 기뻐했다.
이번 영화제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영국이 대상인 황금곰상(아버지의 이름으로)과 여우주연상 (「레이디 버드 레이디 버드」의 크리시 록)등 주요2개부문상을 수상한 점이다. 대니얼 데이 루이스와 엠마 톰슨이 주연한 「아버지의 이름으로」(짐 셰리단감독)는 아일랜드인의 법정투쟁을 그린 사회성짙은 멜로영화로 15년간 무고한 옥살이를 하는 아일랜드인으로 나온 대니얼 데이 루이스의 연기가 돋보였다.【베를린=김경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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