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신학교생이 살인하다니…”시민 의아/탁씨사건 용의자검거·빈소 주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신학교생이 살인하다니…”시민 의아/탁씨사건 용의자검거·빈소 주변

입력
1994.02.22 00:00
0 0

◎경찰 “범인확신 오늘 영장신청”/유족들 “범행수법비해 실수남긴것 의문”/한시름던 영생교 검찰수사에 계속 촉각  경찰이 국제종교문제연구소장 탁명환씨(57) 살해사건의 범인이 서울 대성교회 신도이자 운전사인 임홍천씨(26)라고 발표했으나 검찰이 보강수사를 지시하고 교회측이 범행개입을 완강히 부인함에 따라 의문이 가중되고 있다.

 경찰은 21일 밤 임씨를 일단 귀가시키며 『범인임을 확신하며 증거를 보강해 22일중 구속영장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이동식강력과장은 하오10시께 이 사건을 지휘하고 있는 서울지검 형사3부 최효진부장검사를 직접 방문, 사건을 설명하고 영장지휘를 받으려 했으나 사건기록을 정밀검토한 검찰의 보강수사방침에 따라 사건수사기록 일체를 갖고 돌아갔다.

 ○…시민들은 경찰에 검거된 용의자 대성교회 신도 임홍천씨가 신학교 학생임이 드러나자 충격과 함께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대성교회측은 『임씨의 범행 사실을 방송뉴스를 통해 알았을 뿐 전혀 몰랐던 일』이라며 교회측의 배후지시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그러나 21일 아침 일찍부터 목사 직원등 10여명이 출근, 대책회의를 하는등 당혹감을 드러냈다. 

 이 교회 당회장 김태준목사(61)는 경찰로부터 사건수사결과를 통보받은 듯 새벽 일찍 나왔다가 이 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보수측 관계자들을 만나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서둘러 나갔다. 교회측은 이날 하오 1시 열릴 예정이던 기독삼사관학교 예배와 교육문화회관에서의 여선교회 세미나를 철회하는등 교회행사를 당분간 미루기로 결정했다.

 교회측은 『교회 직원이 관련된 만큼 국민들에게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사과문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으나 한 관계자는 『고문으로 불었는지 누가 아나』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당회장실 목회자실을 비롯한 교회사무실에는 상오부터 사건의 전말을 묻는 평신도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상계동 백병원 탁씨의 빈소에서 범인검거 소식을 들은 유가족들은 탁씨가 최근 파헤치던 영생교측 광신도에 의해 살해되었다고 믿어오다 막상 범인이 대성교회측 사람으로 판명난데 대해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미망인 김춘심씨(58)는 『92년 테러사건때도 대성교회측 소행이냐, 영생교측 소행이냐로 의견이 분분한 적이 있었다』면서 『범행솝씨가 대담하고 정확해 전문가의 소행으로까지 추정했던 범인이 단서가 될만한 종이를 남기는 결정적 실수를 범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 사건후 경찰의 수사대상에 올랐던 경기 부천시 소사구 역곡동 영생교회 승리제단측은 범인검거 사실이 알려지자 『이제 한시름 놓게 됐다』며 일단 안도하는 모습이었으나 검찰의 수사가 계속되고 있는 때문인지 무거운 분위기는 여전했다.

 국제종교문제연구소장 탁명환씨(57)를 살해한 임홍천씨(26)는 90년 대성교회가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에 있을때부터 교회에 나오기 시작한 열성신도다.

 90년 특전사 단기하사로 입대한 임씨는 92년9월 만기제대한뒤 월 70여만원을 받고 교회차량 운전과 잡일을 맡아왔으며 교회내 숙소에서 상주신도들과 생활해 왔다.

 호리호리한 체격에 선천적으로 운동신경이 발달한 그는 태권도 합기도등 무술단수7단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대성교회를 다니면서 박윤식목사(66)의 설교에 심취한 임씨는 지난해 서울 서대문구 홍은3동 265의339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신학교 목회연구과 야간학부에 입학해 목회자의 꿈을 키워왔다.【김삼우· 권혁범·장학만기자】

◎경찰,임홍천 검거 과정/피살현장 발견 「달력」 실마리/뒷면이름 조회… 기동대 교회 급습

 19일 탁명환씨(57) 피살현장에서 수거된 달력종이 한장이 사건해결의 단서가 되었다. 흉기로 사용된 쇠파이프를 쌌던 달력종이 뒷면에 범인 임씨등 12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던것이다.

 경찰의 컴퓨터조회 결과 전국의 동명이인이 5천명이나 됐다. 경찰은 나이를 20∼30대로, 주거지를 서울로 좁히면서 압축해 나갔다. 이를 다시 이름과 동별로 분석하는 작업끝에 12명중 8명이 구로구 오류동에 거주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경찰은 즉시 탐문수사에 들어갔다. 대성교회 관계자들이었다. 경찰은 이미 탁씨와 대립했던 종교단체 관련자료를 수집해놓은 상태여서 대성교회는 자연히 수사핵심대상으로 급부상했다.

 달력은 지난해 12월 이 교회 집사인 모금융기관간부 송모씨가 교회에 제공한 1백부중 한 부였다. 여자형사기동대가 교회에 투입됐다. 기사대기실의 달력이 없어진 사실이 확인됐고 소각장에서 불타다 만 달력도 발견했다. 경찰은 12명을 집중추궁한 끝에 이모(29) 송모씨(33)로 부터 『임홍천이가 일을 저질렀다고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20일 하오 임씨를 교회에서 연행, 이·송 두사람의 진술서와 타다남은 달력을 눈앞에 펼쳐 보였다. 완강히 부인하던 임씨가 고개를 떨구고 범행을 자백한 시간은 21일 새벽3시께였다.【염영남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