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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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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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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꽃은 불교의 상징이다. 점화(염화)미소라는 불전에서도 그 연원을 찾을 수 있다. 석존이 한손에 꽃을 들어 보였는데 그 참뜻을 깨달은 제자가 얼굴에 미소를 띠며 답했다는 내용이다. 일종의 선문답이다. 이 때의 꽃이 바로 연꽃이다. 불교에서는 석탄일을 비롯한 모든 행사에 연꽃무늬가 사용된다. 이 연꽃무늬 스티커가 요즘 승용차 유리창이나, 건물벽에 나붙기 시작했다. 올들어 불교계가 펼치기 시작한 「맑고 향기롭게 살기운동」의 홍보전단이다. ◆서울의 법련사에 추진본부를 두고 있는 이 운동은 회주로 법정스님이 앞장서고 있다. 이 캠페인의 구호는 「마음을, 자연을, 그리고 세상을 맑고 향기롭게」로 되어있다. 각박한 세태의 이웃간을 순화시키고 황폐해진 자연환경을 되살리자는, 종교계의 시민들을 향한 의식개혁운동이며 환경보존운동이다. ◆이 운동의 실천항목으로는 욕심을 줄이자, 화내지 말자, 더불어 살자, 우리것을 아끼자, 풀한포기 나무 한그루를 가꾸며 살자, 덜쓰고 덜버리자, 나누어 주며 살자, 양보하자, 남을 칭찬하자등 9가지로 정해져있다. 이달말까지 스티커 배부를 마치면 내달 부터는 서울·부산등 대도시에서 범시민 대상 실천다짐대회가 지속적으로 열리게 된다. ◆전국 2천여 사찰과 서점이 창구역할을 맡아 조용히 추진되고 있다. 주최측은 「진흙에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도 언제나 청정한 꽃을 피우고 있는 연꽃처럼 우리도 탁하고 삭막한 이 사회에서 맑고 향기로운 삶을 가꾸어 나가자」고 역설한다. ◆새해들어 터진 낙동강물오염사고를 비롯해서 각종 치안사건, 거기에 물가고까지 겹쳐 문자그대로 각박하고 불안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 색다르고 신선한 캠페인이 아닐 수 없다. 종교의 믿음, 용기, 실천력에 커다란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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