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은 계절을 앞서 간다. 백화점과 옷가게에 벌써 봄옷이 걸리기 시작하면서 봄내음이 폴폴난다. 올봄 남녀 패션은 역시 90년대들어 크게 부각되는 환경문제의 영향으로 자연주의의 흐름이 선과 색 그리고 형태를 주도하고 있다. 가게에 나온 남녀 옷은 모두 편안한 이미지와 깔끔한 멋을 풍기는 길고 가는 슬림형(LONG & SLIM)이 작년에 이어 여전히 강세이다. 색상의 주류는 자연색인 흰색 베이지 청색 노란색 등. 값은 니트제품을 빼고 작년보다 5∼10% 정도 올랐다.▷여성옷◁ 흰색이나 베이지색 등 흰색 계열에 다양한 색이 합친 「화이트 코디 룩」 (WHITE COORDINATION LOOK)이 올봄 여성들의 맵시내기 흐름이 될것 같다.
화이트 코디룩은 하늘하늘 비치는 옷감인 머슬린 시폰 크레이프 레이스등이 널리 퍼지면서 유행된 겹쳐입기(LAYERD LOOK)와 같다. 『같이 입는 옷 중 최소한 하나는 흰색 계열로 하고 검은 색이나 다른 색깔과 대비시키면 산뜻하다』고 베스띠벨리의 디자이너 김영애씨는 권한다.
색깔과 형태는 90년대 들어 점점 확산되는 생태학과 자연주의 물결에 영향을 받고 있다. 또 보다 우아한 여성적인 느낌이 강조된다. 이런 흐름 속에서 값이 비싸고 손질하기도 어렵지만 기품있는 마 면 실크 울 등이 옷의 재료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국제양모사무국(IWS)한국지부는 올봄 패션 경향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옷은 긴 원피스나 질레(소매없는 긴 조끼), 셔츠타입의 유연한 재킷, 통 넓은 바지, 다양한 니트, 몸치수보다 더 큰 셔츠, 길거나 짧은 스커트등이 될것으로 내다 본다.새로운 옷맵시를 연출하는 방법의 하나는 길이가 각각 다른 옷을 겹쳐 입는것이다.
색상은 흰색 아이보리의 강세로 더욱 밝아지고 베이지 카키 브라운 보라색등이 늘어날 전망이다.또 옅거나 진한 청색(인디고 블루)의 다양한 전개나 민속풍에서 오는 빨간색등도 주목할만하다. 세계적인 노출확대의 경향은 우리나 라에도 영향을 미쳐 재킷 속의 옷에서 어깨나 가슴을 많이 드러낸다든지 배꼽 위를 살짝 드러내는 옷이 보일것이다. 귀여운 모자나 앙증맞은 등가방(색)도 멋내기 소품으로 많이 등장했다.
▷남성옷◁ 올봄 남성들을 겨냥해 선보이고 있는 새 옷은 보다 감각적인 색상 형태를 강조하면서 한 벌로 여러 벌을 입는 효과를 연출하는것들이 많다. 세퍼레이트 재킷을 비롯, 어깨선이 부드럽고 색깔의 조화에 신경을 쓴 제품이 두드러진다.
위 아래 한벌로 입는 수트는 50년대의 미국풍에 40년대 고전적 분위기의 영국풍을 가미한 세련된 복고풍이 많다. 재킷의 경우 목과 가슴선을 잇는 V존이 올라가 평범한 두 단추식 대신 세 단추식이 많이 선보이고 더블은 단추 6개 짜리가 유행이다.
캐주얼 재킷은 안감이나 패드등 옷의 형태를 유지하는 속재료를 적게 넣어 마치 여성옷같이 부드러운 느낌을 주고 있다.
수트나 세퍼레이트 모두 여성옷을 휩쓰는 가늘고 긴 슬림 형태의 영향을 받아 재킷의 길이가 길어졌다.
올봄에는 색깔과 무늬도 다양해지고 있다. 줄무늬가 퇴조하고 체크무늬가 강세를 보인다. 영국풍의 단순한 체크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색깔을 섞은 이탈리아풍의 대담한 체크와 변형된 체크무늬가 재킷과 바지에 고루 쓰인다.
색상은 여성옷처럼 자연주의의 영향으로 베이지나 노란색이 유행하며 젊은층을 겨냥한 옷에서는 분홍 보라 초록색등도 많다.
바지는 구두 윗등을 덮는 길이에 복고풍의 영향으로 아랫단을 겹쳐 마무리한 형태가 늘고 있다.【최성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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