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적 이슈에서 외교적 접근으로/한·미 강온정책중 “대화비중” 공감 한미간에 입장차이를 노정해온 패트리어트미사일의 한국배치 문제가 결국 배치결정이 유보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이 문제는 당초 게리 럭 주한미군사령관이 최근의 한반도 안보상황을 감안, 한국내 미군전력 증강계획의 일환으로 「패」미사일의 이동배치를 미국방부에 공식 요청했던 사안이며 미국정부는 그동안 배치 방침을 사실상 굳히고 시기문제만을 검토해 왔었다.
그러나 북한이 핵사찰을 수락, 이른바 한반도 문제해결을 위한 대화국면이 조성됨으로써 미사일 배치계획은 결과적으로 군사적이슈에서 정치외교적 문제로 그 성격이 변모된것으로 봐야 할것같다.
사실 미국정부는 북한의 핵사찰 동의에도 불구, 미사일배치문제는 어디까지나 군사적 필요성에 따른것이라며 이 계획을 강행할듯한 태도를 보였었다.
하지만 한국측의 이에대한 입장은 사뭇 달랐다. 한국정부로서는 미사일배치계획이 강행될 경우 오히려 북한을 자극, 향후의 남북대화나 미·북한간 고위급회담에 악영향을 끼칠것으로 본것이다. 북핵문제에 대한 대응이 강온양면방식으로 진행돼온것 까지는 좋았으나 핵상황이 달라진 이상 대북 접근방식도 변해야한다는 주장이다.
미사일배치계획 철회를 위한 한국측의 대미교섭은 서울과 워싱턴에서 동시에 이루어졌다.
워싱턴에서는 한승주외무장관이 클린턴대통령과 크리스토퍼국무장관에게 재고를 요청했고 서울에서는 이양호합참의장이 게리 럭주한미군사령관을 만나 결정보류를 미국방부에 요청토록 한것이다.
한장관은 지난 17일(미국시간) 워싱턴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게리 럭사령관의 미사일 배치요청은 미정부당국이 적극적으로 검토한 사항이나 지금 이 시점에서도 게리 럭사령관이 같은 요청을 할지, 또는 이에대한 미정부당국의 평가가 어떻게 조화 될지에 따라 이 문제는 결정날것』이라고 말해 미사일배치 보류를 위한 게리 럭사령관의 추가요청이 있을것임을 은연중 시사했다.
결국 패트리어트미사일의 한국배치방침 철회는 향후 전개될 대북한대화과정의 중요성을 한미양국이 십분 공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해야겠다.【워싱턴=정진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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