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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군부 내분조짐/군 친정체제 강화/총참모장 사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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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군부 내분조짐/군 친정체제 강화/총참모장 사임설

입력
1994.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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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 충성도약한 일부장성 퇴진작업/내부불만 팽배… 동요차단여부 주목 보리스 옐친대통령이 최근 군부에 대한 친정체제를 강화하면서 총참모장이 사의를 표명하는등 러시아군지휘부에 심각한 내분조짐이 나타나고있다.

 러시아군참모부는 지난 16일 미하일 콜레스니코프총참모장이 옐친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했다는 일부언론 보도를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고 나섰다. 총참모부의 이날 발표는 모스코프스키 콤소몰레츠등이 콜레스니코프 총참모장이 군전력 축소 계획에 참여하지 않겠다면서 사표를 제출했다고 보도한데 대한 반응이었다.

 그러나 콜레스니코프사임설은 그가 군부내 강경보수파를 대변하고 있는 인물이어서 크렘린의 군부숙정계획에 반발한 군부의 동요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러시아군은 지난해 10월 의회무력해산사태와 관련해 옐친의 군병력출동명령을 놓고 분열한바 있다. 당시 옐친은 총참모본부를 직접 방문해 군고위장성들을 직접 설득하는등 군동원에 어려움을 겪었다. 크렘린은 이후 충성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일부장성들을 퇴진시키는 물밑작업을 은밀히 추진해왔다.

 특히 의회건물에 대한 포격명령을 거부한 비탈리 파블로프육군항공사령관을 해임할 것이라는등 군의 구조개혁 및 인사보복조치 루머가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는 이에대해 군내부에 권력투쟁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러시아군부의 고급지휘관과 장교들은 그동안 너무 정치지향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초급장교중 일부는 장교동맹까지 결성해 대통령과 국방장관에게 정치적 요구를 전달하는등 군의 지휘체계가 무너졌다는 비판이 나오고있다. 일부 서방군사평론가들은 러시아군부가 과거 냉전시대에 누려왔던 막강한 권한이 사라지면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나타나는 과도기적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있다.

 일부장성과 장교들은 이같은 상황은 옐친의 개혁정책때문에 비롯됐다고 생각하고있다. 크렘린궁은 이에따라 군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과거 소련공산당시절 설치됐던 군행정국과 비슷한 조직을 신설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파벨 그라초프국방장관은 콜레스니코프총참모장이나 쿠즈네초프모스크바군관구사령관, 니콜라예프국경수비대사령관등 현재 총참모부의 주요지휘관들과 사이가 좋지않아 측근인 불라코프서부지역사령관을 모스크바로 불러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불라코프는 옐친의 무력진압을 지지한 최고지휘관으로 앞으로 총참모장에 임명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있다. 그러나 옐친이나 국방장관이 군지휘부를 물갈이하더라도 군부내에 팽배한 불만을 가라앉혀 군의 동요를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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