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변화따른 공조체제 재확인/「대응일정표」합의 기본틀마련 한승주외무장관은 18일상오(현지시간) 백악관으로 클린턴미대통령을 예방, 북한의 핵사찰수용이후 한미간의 공조체제를 재확인함으로써 공식적인 방미일정을 마무리지었다. 한장관은 특히 클린턴대통령과의 면담에서 한미간은 물론 북한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간의 향후 「일정표」(ROAD MAP)에 대한 합의를 최종적으로 결론지음으써 미북 3단계고위급회담을 전후한 제반 조건과 전제등에 대한 국제약속의 기본틀을 마련했다.
클린턴대통령은 이날 한장관과의 면담에서 『한반도에서의 남북대화의 진전이 선행되지 않는한 미북간의 3단계회담은 열릴수 없다』고 확인했다. 이는 미북간의 2단계회담에서 북·IAEA간의 사찰협상진전과 남북대화의 재개가 3단계회담의 전제조건임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김영삼대통령의 친서와 클린턴대통령의 답신에서 확인됐듯이 현재의 상황은 두가지 전제조건중 한가지만 해결된 상태라는 인식에 합의한것이다.
한장관은 북한이 IAEA사찰을 수락한 직후인 17일 피터 타노프 국무부정무차관, 린 데이비스 국제지역안보담당차관등과 전략협의회를 갖고 ▲3단계회담의 일정이 결정·발표되기전에 남북간 핵문제해결과 특사교환등을 위한 실무접촉이 있어야 하며 ▲일정발표와 회담개최사이에 실질적인 특사교환등의 남북대화가 진전돼야 한다는데 합의했다.
이와 함께 북한이 IAEA사찰을 받을수 없는 이유로 내세웠던 팀스피리트(TS)훈련과 패트리어트미사일의 주한미군배치여부도 앞으로의 「일정표」에서 자리를 잡게 됐다.
북한이 사찰수용을 거부하고 있던 지난 11일 한장관과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은 회담을 갖고 『사찰팀이 입북하면 올해 TS훈련실시를 유보한다』는 한미간의 기존합의를 재확인한뒤 패트리어트미사일문제와 관련, 『북한이 IAEA의 사찰을 받아들일 때까지 한반도배치문제에 대한 결정을 유보한다』는데 합의했다.
한장관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앞으로 전개될 시기에 대해 『IAEA사찰팀의 입북은 모든 준비를 마친채 북한의 비자발급만 기다리는 상황이므로 늦어도 내주중 가능할것』이라며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2∼3주간의 사찰기간과 IAEA에 대한 사찰보고서 작성기간을 감안하면 내달 하순에는 미북 3단계회담이 열릴수 있을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한장관이 방미기간동안 미국측과 합의한 「일정표」의 내용은 ▲내주중 IAEA사찰팀이 입북하게 되면서 한미양국은 TS훈련실시유보를 발표하고 ▲3월 초순께는 남북간의 특사교환등을 위한 실무접촉이 재개되며 ▲곧이어 미국과 북한은 뉴욕실무접촉을 갖고 3단계회담의 일시와 장소등을 발표한다. 일정이 발표되면 ▲남북은 한차례정도의 의견조정을 거쳐 특사교환등의 실질적 대화를 시작하며 ▲3월 하순께나 4월초 미북 3단계회담이 개최되어 북한의 미신고 2개 시설에 대한 특별사찰과 미북관계개선을 일괄타결하는 문제가 광범위하고도 포괄적으로 논의된다는것이다.
또 이같은 일정표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패트리어트미사일의 배치문제가 논의되지 않을것이며 진행상황을 중간점검하기 위한 미북간의 뉴욕접촉이 간헐적으로 개최된다는것이다.
한장관의 방미가 의미를 갖는것은 대화노력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한미간의 일관된 원칙을 고수하면서 TS훈련유보와 패트리어트미사일 논의보류에 합의하는 이른바 「일관된 원칙, 신축적 대응」을 확인해주었다는 대목이다. 방미 마지막날 한장관의 백악관예방시 클린턴대통령이 『앞으로도 한미간의 북한핵 대응전략은 일관될것』이라고 밝힌 부분이 한장관 「워싱턴 급파」의 가장 큰 의의가 될것이다.【워싱턴=정병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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