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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외교전」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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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외교전」 가열

입력
1994.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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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중,해당국에 항의… 사절단 방문취소/대만/이총통 3개국순방 경협확대 “성과” 중국과 대만이 동남아국가를 대상으로 치열한 외교전을 전개하고 있다. 이등휘 대만총통의 동남아국가 방문으로 비롯된 이들간의 외교전쟁은 자칫 중국과 동남아국가간의 외교전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이다.

 문제는 이총통이 지난 설날(춘절)휴가기간에 중국당국의 반발을 우려,국가원수자격이 아닌 개인자격으로 수행원 40명을 동반,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을 방문한 이른바 「휴가외교」에서 촉발됐다.

 이총통은 비록 비공식방문이었다고 하나 경제협력증대에서 큰 성과를 올렸다. 이총통은 9일 필리핀을 방문, 라모스대통령과 회동에서 수비크만 공동개발등 7가지의 굵직굵직한 사업에 대해 협력키로 합의했다. 이어 발리섬에서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대통령과 골프회동을 하면서 석유및 천연가스등을 공동개발키로 했으며 태국방문에서도 암누아이부총리와 골프회동이 이어졌다.

 중국측은 이에대해『하나의 중국정책에 반하는 것』이라고 강력히 항의한뒤 전국인민대표대회(의회)사절단의 필리핀 방문계획을 전격취소한데 이어 23일로 예정됐던 태국방문도 무기한 연기했다.

 중국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물론 이총통의 방문을 허용함으로써 대만의 입지를 강화시켜 결국 중국통일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71년 유엔에 가입한뒤 일관되게 대만고립화정책을 추진해왔다. 그결과 대만은 한국을 비롯한 기존의 맹방을 잃고 아프리카 중남미 29개국과만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더 큰 이유는 대만이 경제협력을 지렛대로 외교적인 성과를 노리고 있는데 대한 초조감 때문이라는게 중론이다. 대만은 중국의 고립화정책에 탄탄한 경제력으로 맞서면서 국제무대에의 복귀를 시도해왔다.

 지난해 말까지 대만의 동남아지역에 대한 투자액은 1백50억달러를 넘고있으며 지난해 교역액도 1백46억달러로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다. 태국에 대한 투자액이 43억달러, 인도네시아는 40억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필리핀에 1억달러의 차관을 공여하는 조건으로 미군이 철수한 수비크만의 전체 2만㏊를 대만기업전용공단으로 우선 개발키로 합의했다.

 대만은 또 관세무역일반협정(가트)에 가입을 시도하는 한편 아태경제협력체(APEC)  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대만투자의 증가는 경제개발을 위해 자금과 기술을 필요로 하는 이들 지역과 대만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또 막강한 해군력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의 패권주의에 대한 우려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동남아지역들이 손짓하는한 경제를 담보로한 대만의 은밀한 외교는 집요하게 계속될 것이며 중국과의 신경전도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조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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