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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회의」실용화/「두뇌컴퓨터」주력/멀티미디어 선도…미3개사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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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회의」실용화/「두뇌컴퓨터」주력/멀티미디어 선도…미3개사 탐방

입력
1994.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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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액티브」(Interactive).요즘 미국에서 한창 유행하는 단어다. 멀지않아 도래할 멀티미디어 시대를 한마디로 압축한 표현이다. 멀티미디어시대의 모습을 쉽게 설명하기란 간단치가 않다. 어떤 이는 라디오밖에 모르는 사람에게 TV를 이해시키는것 만큼이나 어렵다고 한다. 멀티미디어시대를 선도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쉐어비전등 3개 미컴퓨터회사의 현황을 알아본다.【편집자 주】◎MS·인텔사/「윈도즈」로 극동공략 본격화/MS사/마이크로 프로세서 “세계최고봉”/인텔사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워싱턴주 시애틀시에서 동쪽으로 자동차로 30분정도 걸리는 레드먼드에 자리잡고 있다. 회사라기 보다는 흡사 미국의 어느 대학캠퍼스를 옮겨다 놓은 풍경이다. 군데군데 흩어진 2∼3층짜리 건물 사이로 넓은 잔디밭과 도로가 펼쳐져 있고 그 사이로는 헐렁한 스웨터와 청바지차림의 젊은이들이 두툼한 책을 끼고 걷는 모습이 자주 눈에 뛰었다. 

 이 회사의 국제 인사담당인 브래들리 베이커씨는『우리 직원들은 출퇴근시간도 없고 스스로가 자유로운 생활로부터 자연스레 떠오르는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합니다』라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베이커씨는 그러나 새벽부터 출근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새벽 1∼2시까지도 좁은 개인사무실의 컴퓨터앞에 매달려 일에 몰두하는 직원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신입사원 모집은 광고도 없이 직접 신청을 받는다. 입사시험 대신 하루종일 8∼10명가량의 간부들 방을 돌며 집요한 인터뷰와 즉석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개발한 컴퓨터 운영체계인 MS-DOS는 이제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연간 3천여만대의 PC가운데 81%에 쓰이고 있어 사용자는 1억을 넘는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마우스를 통해 화면 안에 또다른 화면을 만들어가는 소프트 웨어「윈도즈」는 매달 1백만본 이상씩 팔려나가 94년1월 현재 세계 27개국 언어로 3천만본이나 팔린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측은 윈도즈의 경우 앞으로 가장 큰 시장을 한국 일본 중국등 극동지역으로 꼽고 있으며 그 수요는 대략 1천5백만본 정도로 잡고 있다.

 연간매출액도 꾸준히 늘어 지난해에는 무려 37억5천3백만달러를 기록했고 순이익만 해도 9억5천3백만달러에 이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매년 매출액의 15%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샌타 클래라시에 위치한 인텔사는 마이크로 프로세서분야의 최고봉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회사가 당초 프로그래밍 계산기의 기능을 하나의 칩에 담아내기 위해 고안해 냈던 마이크로 프로세서는 이제는 세계 모든 컴퓨터에 없어서는 안될 두뇌역할을 하고 있고 그 성능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286」이니「386」이니 하는 마이크로 프로세서 칩이 컴퓨터 성능을 판정하는 표준이 돼버린것이다. 최신의 386칩이 내장된 컴퓨터를 장만하기가 무섭게 몇개월이 지나지 않아 486칩이 등장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팬티엄」이라고 명명된 586칩이 나와 기존 제품을 모두「구식컴퓨터」로 밀어내고 있다.

 인텔본사에서 우연히 마주친 자그마한 체구의 앤드루 그로브회장(55)은 검은색 티셔츠에 검은색 면바지 차림으로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 그저 평범한 직원의 모습이었다.

 인텔의 엔지니어들중에는 부사장급의 대우를 받는 「펠로」(FELLOW)가 되는것이 가장 큰 희망인데 이들 펠로는 인텔의 두뇌집단이다.【시애틀·샌타클래라=홍윤오기자】

◎쉐어비전사/끊임없는 도전과 모험을 추구/연매출 3억불… 직원 3백명

 『끊임없는 도전과 모험을 추구하는 젊은이라면 누구든지 이곳으로 오십시오. 무한한 창조와 개발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길이 열려있습니다』

 실리콘 밸리의 샌호제이 부근 밀피타스시에 위치한 그리 크지않은 컴퓨터업체인 쉐어비전사 사장 렁 예이씨(39)는 세계의 컴퓨터매니어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렇게 도전과 창조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위스콘신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후 세계최대의 통신회사인 AT&T사를 거쳐 애플사에서 3년동안 비디오 컨퍼런스(화상회의)개발프로그램의 선두주자로 있던 렁 예이씨는 91년 회사를 나와 동료 3명과 함께 지금의 쉐어비전사를 만들었다. 

 실리콘밸리의 컴퓨터회사들은 정보나 두뇌유출 방지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지만 렁 예이씨는 자신이 회사를 그만두는 이유와 앞으로의 연구방향등을 떳떳하게 적어 회사측에 제출했다. 

 애플사측은 안타까워 하면서도 그의 사직을 받아들이는 한편 여러방면의 지원까지 해주었다.

 그로부터 만 2년뒤, 렁 예이씨의 쉐어비전사는 세계최첨단의 비디오 컨퍼런스시스템을 개발해냈다.

 이 시스템은 기존의 화상회의시스템이 비싼 종합정보통신망(ISDN)을 이용하고 있는데 비해 기존의 일반 전화선을 활용하는 장점을 갖고있다. 

 당연히 싼비용으로 세계 어디서나 컬러화상으로 상대방을 마주한채 회의를 열 수 있으며 사진이나 자료·도표등을 동시에 펼쳐놓고 작업할 수 있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이보다 앞서 연구에 착수했던 애플사나 인텔등 대기업들이 쉐어비전측에 선수를 빼앗겨버린것이다.

 이 시스템이 개발되자 즉각 이곳저곳에서 합작의뢰가 물밀듯 들어왔고 쉐어비전측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크리에이티브 테크놀로지란 회사와 합병했다.

  지금은 연간 매출액 3억달러에 3백명의 직원을 거느린 탄탄한 회사로 성장했다.

 렁 예이씨는 『당장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는 꾸준한 연구노력의 결과로 개발된 제품들에 의해 사람들의 생활이 보다 편리해지는것을 바라볼 수 있다면 가장 큰 보람일것』이라고 말했다.【밀피타스=장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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